1. ‘나’와 ‘내 것’, ‘나’와 관계된 모든 것과의 깨끗하고 영원한 단절
  2. 법문(法門) : 몸과 마음이 몽땅 빈 것이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3. 공안(公案) : 손 뿌리치고 집에 이르니 무엇이 있던가?
  4. 게송(揭頌) : 현실에 집착하면 미혹한 것이요, 이치에 계합해도 깨달음이 아니다.
 
     
   
     
   

  인도의 큰 성인의 마음을
  동서에서 비밀히 전하고 받으니,
  사람에는 둔하고 영리함이 있으나
  도(道)에는 남북의 조사(祖師)가 따로 없다.


  마음의 근원은 맑고 맑으나
  곁가지가 가만히 가닥져 흐르니
  현실에 집착하면 원래가 미혹한 것이요.
  이치에 계합해도 깨달음이 아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온갖 경계는
  바꿔치면서도 바꿔치지 않으니,
  바꿔쳐서 서로 엇갈리거나
  아니면 제 자리에 있다.


  빛깔은 본래 물질의 형상과 다르고
  소리는 원래 즐거움이나 괴로움과 다르다.
  상·중의 말에 가만히 부합하면
  명명하고 맑고 흐린 구절이다.


  사대(四大)의 성품이 저절로 회복됨이
  자식이 어미를 만나는 것 같으니,
  불은 뜨겁고, 바람은 흔들리며, 땅은 굳고, 물은 습하며
  눈에 빛, 귀에 음성, 코에 냄새와 혀에 맛이다.


  그러나 낱낱이 '법'에 의하여
  뿌리에서 잎이 퍼지나니,
  근본과 끝은 조종(祖宗)에 돌아가야 한다고
  높고 낮은 이가 모두 그렇게 말한다.


  밝음 속에 어둠이 있되 어둠으로써 만났다 여기지 말고,
  어둠 속에 밝음이 있되 밝음으로써 만났다 여기지 말라.
  밝고 어두움이 서로 대(對)함은
  마치 앞뒤의 걸음걸이와 같다.


  만물은 제각기 공덕이 있으니
  마땅히 작용과 장소를 말하라.
  현실은 궤(函)와 뚜껑(蓋)이 꼭 맞는 것 같고
  이치는 활과 화살이 서로 버티는 것 같으니,


  말을 듣고는 곧바로 종지(宗旨)를 알지언정
  멋대로 법규를 세우지 말라.
  눈에 띄었을 때 곧 도를 알지 못하면
  발길을 옮긴들 어찌 길을 알랴?


  걸음을 걷는데는 멀고 가까움을 아나니
  미혹하면 산하가 굳게 막힌다.
  삼가 현묘함을 배우는 이에게 말하노니,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 참동계(參同契), 남악 석두(南嶽 石頭和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