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은 '모습'(形相)을 보면 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미 '소리'와 '모습'에서 벗어났으면
반드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이미 공부를 시작했으면 그 공부를 익혀야 한다.
 
           
 
공부가 익었으면 나아가 그 '자취'(鼻孔)를 없애야 한다.
 
           
 
'자취'가 없어지면 담담(淡淡)하고 냉랭하여 아무런 맛도 없고, 기력도 전혀 없다. 의식이 닿지 않고, 마음이 활동하지도 않으며, 이 '곡두의 몸'(幻身)이 인간 세상에 있는 줄도 모른다.
 
           
 
공부가 지극해지면 동·정(動靜)이 틈이 없고, '자고 깸'이 한결같아서 부딪쳐도 흩어지지 않고, 움직여도 잃어지지 않는다.
마치 개가 끊는 기름 솥을 보고 핥을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는 것과 같다.

 
           
 
갑자기 백 이십 근이나 되는 짐을 내려놓은 것과 같아서,
단박 꺾이고 단박에 끊긴다.
 
           
 
이미 '자성'(自性)을 깨쳤으면, '자성의 본래작용'은 인연을 따르면서 항상 알맞게 쓰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미 '자성의 작용'을 알았으면 곧 생사(生死)를 벗어나야 한다.
 
           
 
이미 '생사'를 벗어났으면 <가는 곳>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