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의식을 통한 어떠한 노력으로도 해소될 수 없다.
  2. 법문(法門) : 이해하려 하지말고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그냥 스쳐가도록 두어라.
  3. 공안(公案) : 안으로 마음이 일어날 때, 이것이 바로 부처를 해침이니라.
  4. 게송(揭頌) : 많이 생각하지 말고 많이 알지 말라,...
 
     
   
     
   

 많이 생각하지 말고, 많이 알지 말라. 많이 알면 일이 많으니, 뜻을 쉬는 것만 못하고, 생각이 많으면 곧 잃는 것이 많으니 '하나'를 지키는 것만 못하다.
 생각이 많으면 뜻이 흩어지고, 아는 것이 많으면 마음이 어지럽다. 마음이 어지러우면 번뇌가 일어나고, 뜻이 흩어지면 '도'에 방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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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을 막는 비결은 '근본'에 있는 것이니, 비록 작은 일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일곱 구멍을 막고 여섯 감정을 거두어서, '빛깔'을 드러내지 말고, '소리'가 들리게 하지 말라. 소리를 듣는 이는 귀머거리요, 빛깔을 보는 이는 소경이니, 글을 한 줄 하는 재주가 공중의 각다귀요, 한 가지 일을 잘 아는 재간이 대낮의 등불이다.
 영웅과 재사가 도리어 어리석은 무리들이니, 본래의 순박함을 버리고 겉치레에 깊이 빠졌으니, '의식의 말'(意馬)은 쉽사리 내달리는데, 이 '의마'는 붙들기 어렵다. 정신이 이토록 피로하면 몸은 따라서 망가지는 것이니, 사(邪)된 행은 끝끝내 미혹하고, 고(苦)를 다스린다 함은 영원히 진 구렁에 빠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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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경하기는 잠깐이지만 슬프고 괴롭기는 긴 시간이다. 그림자와 자취를 두려워하여 빨리 뛰면 뛸수록 빨리 따라오고, 나무 밑에 단정하게 앉았으면 자취도 그림자도 저절로 사라진다.
 나(生)는 것을 싫어하고 늙는 것을 근심하면서, 생각나는 대로 '업'을 짓나니, 생각이 멸하면 생사가 길이 끊어지고,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면 이름도 형상도 다 없어진다. 이 '한 가닥 길'이 비고 고요하여 만물이 가지런하고 평등하니, 무엇이 귀하고 무엇이 천하며, 무엇이 욕되고 무엇이 영화이며, 무엇이 낫고 무엇이 못하며, 무엇이 중하고 무엇이 가벼우랴.
 맑은 하늘은 더할 수 없이 맑고, 밝은 해는 더 밝을 수 없이 밝으니, 드높은 봉우리 위에 안정시킴이 튼튼한 성(城)과도 같다. 삼가 현명한 여러분께 주노니, 이 '도'는 이롭고도 곧다.

 

                               ― 식심명(息心銘) 중에서, 작자 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