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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鏡淸)이 어떤 중에게 묻기를,· · ·
『문 밖에 무슨 소리인가?』
『빗방울 소리입니다.』하니, 선사가 말하기를,· · ·
『중생이 뒤바뀌어서 '자기'를 잃고 '물건'을 좇는구나.』 하였다.
이에 중이 되묻기를,· · ·
『화상께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 ·
『하마터면 '자기'를 잃지 않을 뻔했도다.』하였다.
이에 중이 다시 묻기를,· · ·
『'자기'를 잃지 않을 뻔했다는 뜻이 무엇입니까?』하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 ·
『<몸을 빼내기는>(出身) 그래도 쉽거니와 <몸을 벗어나는 일>(脫體)을 말하기는
더욱
어려우니라.(出身猶可易 脫體道應難)』하였다.
설두현(雪竇顯)이 송했다.
빈집의 빗방울 소리를 작자(作者)도 응수하기 어렵나니,
일찍이 깨달았다 해도 여전히 알지 못한다.
안다(會)거나 알지 못한다(不會) 함이여!
남산과 북산에 더욱 좔좔 흐른다.
자수(慈受)가 송했다.
처마 끝 빗방울에 섬돌 앞 땅이 젖는다.
법마다 보는 대로 이루어지거늘(法法見成)
사람들의 믿음이 미치지 못한다.(人信不及)
다시 어떤가 묻는다면, 긴 강에 물이 급하다 하리라.
장산근(蔣山勤)이 송했다.
순류하고 역류하니, 물건을 굴리고 물건에 굴리인다.
장하도다! 관세음이여, 쾌락하게 편의를 얻었도다.
몸을 빼내고, 몸을 벗어나는 구절이 분명하거늘
문 밖엔 여전히 빗방울 소리로다.
백운병(白雲昺)이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고는 말하기를,· · ·
『경청(鏡淸) 화상이 비록 잘 거두고 잘 놓았으나 자세히 점검하건대, 칼날을 잡아서 손을 상하는 꼴을
면치 못했다. 무슨 까닭인가?
몸을 빼내건, 몸을 벗어나건 더욱더 '자기'를 미할 뿐이니, 금으로는 금을 바꿀 수 없고, 물로는 물을
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설사 당장 망정(妄情)이 다하고 소견이 없어지더라도 입술이 달라붙고, 이(齒)가
매달림을 면치 못하리라.』하였다.
보령수(保寧秀)가 이 이야기를 들고 대중을 부르며 말하기를,· · ·
『<몸을 빼내는 한 구절>(出身一句)은 여러분이 다 알거니와, 어떤 것이 <몸을 벗어나는
한 구절>(脫體一句)인가? 누군가 말할 수 있겠는가? 나와서 말해 보라.』하고, 양구했다가 말하기를,· · ·
『일이 어려워진 뒤에야 대장부의 마음을 비로소 알리라.』하였다.
황룡심(黃龍心)이 염하기를,· · ·
『'어렵다' '쉽다' 하니, 더욱 '자기'를 잃는다. 자기를 잃지 않으려면 지금 무슨 소리라고 해야
되겠는가?』하였다.
육왕심(育王諶)이 염하기를,· · ·
『한 방울이 이미 젖으니, 천 만 방울이 모두 젖거늘, 그 중은 죽도록 애써서 마른 곳을 찾았고, 경청(鏡淸)은
또 거품 속에서 불꽃을 일으켰으며, 물결 속에서 먼지를 일으킨 꼴을 면치 못했다. 여러분은 끝내 어떻게
생각하는가?』하였다.
대악(大岳)이 상당하여 이 이야기에서· · ·
「자기를 잃고 물건을 좇는다」고 한 것까지와, 다음날, 다시 어떤 중에게 묻기를,「문 밖의 소리가 무슨
소리냐?」하니, 중이 대답하기를,「뱀이 개구리를 무는 소리입니다」하매, 경청(鏡淸)이 말하기를,· · ·
「중생이 괴롭다고 여겼더니, 다시 괴로운 중생이 있었구나!」한 것과, 나중에 어떤 노숙(老宿)이 어떤
중에게 묻기를,「숲 속의 저 소리가 무슨 소리인가?」하니, 중이「비둘기 소리입니다」하매, 노숙이 말하기를,「무간지옥(無間地獄)의
업을 부르지 않으려거든, 여래의 정법륜(正法輪)을 비방하지 말라」한 것을 들고는 말하기를,· · ·
『이 두 존숙(尊宿)은 사람을 죽일 줄만 알았지, 사람을 살릴 줄은 몰랐다. 비록 그렇긴 하나 바람결을
보아 돛을 달았도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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