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용이 없는 고요함이 작용에서 주(主)가 됨이 없다.
  2. 법문(法門) : '체험한 나'와 '체험한 바'가 있으면 여전히 둘째 자리다.
  3. 공안(公案) : 본체와 작용이 모두 아니니, 까마귀는 날고 토끼는 달린다.
  4. 게송(揭頌) : 범부가 성인이요, 성인이 범부이니· · ·
 
     
   
     
   

 위산이 차(茶)를 따다가 앙산(仰山)에게 묻기를, · · ·

『종일 차를 따도 그대 소리만 들리고, 그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 그대 <본래 모습>을 보여보라.』하니, 앙산이 차나무를 한 번 흔들었다. 이에 선사가 말하기를, · · ·
『그대는 작용(作用)만 얻었지 본체(本體)는 얻지 못했구나.』하였다.

 이에 앙산이 되묻기를, · · ·

『화상은 어떠십니까?』하니, 선사가 양구하거늘, 앙산이 말하기를,
『화상은 본체만 얻었지 작용은 얻지 못했습니다.』하였다.

 이에 선사가 말하기를, · · ·

『그대에게 삼십 방망이를 때려 주리라.』하였다.


△ 장산천(蔣山泉)이 송했다.

 본체와 작용이 모두 아니니(體用俱非),
 까마귀는 날고, 토끼는 달린다.
 차나무를 흔들고, 묵연(默然)히 앉았기도 하니
 하늘은 넓고, 땅은 장구(長久)하도다.


△ 천동각(天童覺)이 소참 때, 어떤 중이 묻기를, · · ·

『듣건대, ― 위산이 차를 따다가 앙산에게 물어서, 앙산이 차나무를 흔들기에 이르렀으니, 그 뜻이 무엇입니까?』 하니, 선사가 말하기를,
『마주 보면서 당당하게 드러냈고, '전신'이 살아서 우뚝우뚝하니라.』
『앙산이 다시 물었을 때, 위산이 양구한 뜻은 무엇입니까?』
『양쪽을 끊어버리고, 중간에도 한 올의 실도 막히지 않았느니라.』
『그 사이에 얻고 잃은 이가 있습니까?』
『하나는 '본체'를 얻었고, 하나는 '작용'을 얻었느니라.』
『천동께서도 아침저녁으로 설법을 하시는데, '본체'를 밝히십니까? '작용'을 밝히십니까?』하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 · ·
『혀가 입 밖에 나오지 않는 법이니, 그대는 어지럽게(體다 用이다 하면서) 침(針)을 찌르지 말라.』 하고는, 이어서 말하기를, · · ·
『납자가 '묘한 경지'를 얻으면 자연히 은밀하게(體와 用을) 수용(受用)하여 소쇄(蕭灑)하여도 무방하리니, 어떤 이는 마치 날쌘 매가 비둘기를 채는 것 같으나, 채어도 채어지지 않으므로 그저 그렇게 할 것이요, 또 어떤 이는 둔한 고양이가 쥐를 기다리는 것 같으나, 기다려도 기다려지지 않으므로 그저 그렇게 기다리리라. 설사 채어지고 기다려질지라도 체와 용에 대하여는 자연히 깨닫는 바가 있으리라.

그러므로 위산이 앙산에게 묻기를, 「종일토록 그대의 소리만이 들린다」함으로부터 「화상은 본체만을 얻었습니다」하기에 이르렀으니, 형제여! '본체'를 얻은 이는 생사가 흔들어도 요동하지 않고, '작용'을 얻은 이는 종횡(縱橫)함에 말릴 수 없나니, 만약 겉(表)에 있을지라도 사물에 구애받지 않고, 속(裏)에 있어도 고요함의 포로가 되지 않으며, ― 이와 같이 왕래하며 굴려서 자연히 한 가풍을 이루리라.

그 때야 비로소 위산은 '본체'를 얻고 앙산은 '작용'을 얻었음을 알리라. 다른 집 부자간에도 서로 돕는 장면이 있고, 서로 빼앗는 장면이 있는데, 만약 끝내 철저하면 위산 앙산 부자가 다 본체에 있을 때, 본체 안에서 작용을 얻고, 작용에 있을 때, 작용 속에서 본체를 얻음을 잘못 선택하지 않았음을 알리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공(功)을 빌어서 '지위'를 밝히면 작용이 본체에 있고, 지위를 빌어 '공'을 밝히면 본체가 작용에 있다」고 했으니, 말해 보라. 전혀 빌리지 않을 때에는 어떤가?· · · 정·편(正偏)이 본래 자리(本位)를 여읜 적이 없으니, 무생(無生)이 어찌 말하는 인연에 속하리요?』하였다.


△ 영원청(靈源淸)이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고는 말하기를, · · ·

『위산은 '본체'를 얻었고, 앙산은 '작용'을 얻었다 하니, 이에 친소가 있는가, 없는가? 천 근의 쇠뇌(鐵弩)로 기틀에 맞는 화살을 쏘니, 시위를 떠나기도 전에 벌써 과녁에 맞았다. 맞은 것은 없지 않거니와, 말해 보라. 떨어진 곳은 어디인가?』하고 양구했다가 말하기를, · · ·
『큰 방 안의 한 잔 차 맛을 여럿이 아는 바니라.』하였다.


△ 백운병(白雲昺)이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고는 말하기를, · · ·

『아비가 인자하니 아들이 효도하나, 대가(大家)는 얼굴만 컸지 사람이 덜 되었고, 창과 방패가 서로 맞서니, 두 사람이 제각기 한 개의 말뚝을 얻었다. 말해 보라! 체와 용을 쌍으로 거두는 한 구절은 어떻게 일러야 되겠는가?』 하고 불자(拂子)를 들어올리면서 말하기를, · · ·
『보라, 보라! 손에 야명부(夜明符)를 잡았으니, 몇 사람이나 날이 밝은 줄 알리요?』 하였다.


※ 야명부(夜明符); 야명주(夜明珠)라고도 한다. 한(漢)의 명제(明帝) 때, 구슬로 발(簾)을 만들었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광채를 뿜었다 한다. 여기서는 사람마다가 갖고 있는 근본광명(根本光明)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