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나는 곳이 없는데 어떻게 확인을 해요?

모든 법이 스스로는 말을 안 해요.

색도 스스로 말하지 않고, 공도 스스로 공이라고 안 하고.

색(色)공(空)이라는 말, 중생이 분별해서 덮어씌운 거요.

존재한다고 지었건, 비었다고 지었건,

모두 한바탕을 여읜 것 아니잖아요?

......

만법이 비었다고 얘기하면서 나발 불면,

비었다고 입만 하는 거지, 빈 도리 모르는 거요.

만법이 비었으면, 볼 것도 들을 것도,

들출 것도, 알 것도 없잖아요?

없다는 것도 없고?

......

그렇게 알고 되돌아서 빈 도리를 쓰면요,

쓰는 데 전혀 걸림이 없어요.

허공을 쓰는 데 허공은 본래 걸림이 없어요.

......

정신적 물질적 모든 현상을 참 미묘하게 간직해야 돼요.

모든 법의 성품인 법성의 마음, 법성의 물질은,

불생불멸 불래불거를 갖춘 채로 묘용이 그지없어요.

묘용은, 작용이 작용인 채로 작용이 아니라는 소리요.

그게 지금 현상계, 인생살이요.

내 형편이 좋든 나쁘든

불생불멸을 갖춘 채로 경계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거요.

법성의 남자, 법성의 여자, 법성의 사물...

법성 아닌 게 어디 있어요? 지지고 볶고 하는 거,

빈 게 빈 것끼리 씨름하는 거요.

......

모든 게 일여해서 생멸법이 아닌데,

무엇으로써 시작과 끝을 삼겠소?

성품을 밝히면 도무지 ‘논’할 것이 없어요.

......

심성을 밝히고 보면 모두가 진성연기요.

하나의 참된 성품의 거울에 비친 그림자요.

이 그림자를 ‘사물’로 실체화 해버리면

그때부터는 설명이 안 돼요.

......

모든 게 한마음 가운데로 거둬지지 않으면

평등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요.

맞는 것도 틀린 것도 다 그냥 보내세요.

능소가 다 빈 거요.

......

너 뭘 깨달았는가?

나 깨달은 거 아무것도 없다.

스님은 불법은 아십니까?

나는 불법을 모른다.

......

아무것도 볼 것 없고 들을 것 없고 알 것 없는 사람은

그 법성이 이미 온 누리에 두루해서 미치지 않는 데가 없어요.

더 작은 것도 더 큰 것도 없어요.

그게 법성신이고 부처몸이고

그게 여러분의 본래몸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