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지각 작용 가지고는 성품 못 봐요.

나중에 알고 보면요,

지각작용이 성품이고,

성품이 지각작용이라는 걸 알게 돼요.

지금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성품에 의지해 나타난 지각작용을

체(體)와 용(用)이라고 나눠서 말할 뿐이오.

나중에 체도 용도 성인들이 만든 함정임을 알게 돼요.

체도 용도 다 아니오. 이름 있고 뜻 있는 것은 다 아니오.

물이 그대로 물결이고 물결이 그대로 물이고.

우리가 따로따로 이름 지었던 것뿐이야.

물과 물결 어떻게 칼로 갈라?

......

그 한 생각 이전으로 돌아가란 말이오. 생각 일어나기 이전.

틈새라도 하늘을 봐요!

지금 여러분이 어떻게든 부처님 땅, 그 신령스러운 영성,

지금 그 자리에 있으면서 한 번도 돌아봤던 적이 없는 성품,

참 외로운 빛줄기처럼 살포시라도 보면 그건 대단한 사건이오.

<지각활동 이전>, 그게 <나>다. 허공같이 맑디맑은 그게 ‘나’다.

충분히 그 자리를 밟고 안정하게 되면,

내 성품이 이미 일체의 한량을 넘어서 허공처럼 온 누리에

이미 두루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

지금 말을 빌려서 드러내 보이려고 하고 있는 거요.

가령 성품을 알아차렸다 그러자고.

그 알아차린 그거는 그 알아차린 그놈의 소식이 아니오.

그게 어떻게 나한테 속해? 허공이 어떻게 나한테 속해?

“모든 게 도무지 성품도 모습도 없는 거라면,

어떻게 육조혜능은 깨달았습니까?“

“깨달은 거는 노행자(모습 있는 환화공신)의 분수가 아니다.”

노행자가 집적거릴 자리가 아니야,

노행자의 <고향>이지.

고향은 드러낼 수가 없는 거란 말이야.

진여법성을 어떻게 ‘이놈’이 깨달아?

지각활동을 가지고 어떻게 성품을 깨닫느냐고?

성품을 곧장 밝혀내니 그건 스스로 아는 거요(자각성지).

누구한테 배울 수도 없고, 바깥의 어디서 얻을 수도 없어.

자기한테 이미 구족히 갖추어져 있는 거요.

청정한 자성불.

잘 때에도, 걸어 다니면서도, 항상 같이 있었죠.

항상 그 보호를 받고 지시를 받으면서도 도움을 받으면서도

한 번도 알아차린 적이 없죠?

무연자비요.

그 마음 저버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