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대원경지는 흘러샘이 없는 지혜요.

첫째, 일체시 일체처에서 마음을 동요하지 마시오. 마음 바깥의

경계 따라 움직이는 게 ‘번뇌’요. 마음 바깥에 한 법도 없어요.

도무지 생각을 내야 할 만한 근거가 없소.

둘째, 모든 법에 머물지 마시오. 이거는 뭐고, 저거는 뭐고 하면

머무는 거요. 대원경에 들면 바로 부처요.

셋째, 능소의 증득이 없어야 한다. 행위의 주체인 ‘내’가 봤다 알

았다 하면, 바로 능지 소지가 생겨요. 인식 작용을 앞세워서 사물

을 관찰하려 하지 말고, 마치 맑은 거울이 사물을 분별 비판 없이

있는 그대로 비추듯, 비춤 없는 비춤, 적조(寂照).

보기는 봤는데 부처님은 하나도 몰라요.

넷째, 지해(知解 알음알이)의 마음을 내지 말라.

생각의 모양이 티끌이요, 기억의 모양이 쌓인 게 마음의 때요.

그게 다 없으면, 생각이 없고 기억이 발동을 안 하게 되면,

모든 자기중심적 사고가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어요.

생각 움직이는 게 움직이지 않는 거요. 생각하되 생각함이 없는

묘함으로써, 그 한 생각 일어나는 당처를 돌아봤더니 도무지 그

한 생각이 온 데가 없더라. 안팎이 텅 트여서, 체와 용, 고요함

시끄러움, 그런 말이 붙지 않는 자리에 스스로 환히 열린다

이 소리요.

움직이건 움직이지 않건 ‘하늘 거울’은 그냥 비춰요.

이 ‘거울’에 처하지 못하고, ‘나’에 처하면,

온갖 경계에 휘둘리게 되는 거요.

그 모든 만법의 성품 없는 도리 알면 대원경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