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희노애락이 왜 일어날까? 그 희노애락의 요인을 알아내 제거하고

차단해서 마음의 안정, 열반의 경지에 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불법은 그런 거 아니오. 모든 걸 그냥 그대로 두고 다만 실상을

밝히는 것뿐이오.

여러분은 수행의 주체가 ‘나’요. 보고 듣는 가운데 고요했으면 좋

겠고, 편안하고 싶고, 동요하는 게 싫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깨달

음의 순간을 맞이할 것인가가 관심사야.

지겨운 범부살이 훌쩍 벗어나 가버리고 싶은 거. 그거는 깨달음이

아니오. 생사법이에요.

무명을 날려버리고 부처 지혜를 생겨나게 하려고 하는 그런 건

‘진리’가 아니오. 진리는 생겼다 사라졌다 변하지를 않아. 진여법성.

무위. 여러 이름이 있지만 거기 본래 이름이 없는 거요.

한 개체, 한 개인이 원하고 바라는 바에 대해서 논급하는 것 아니

오. 이놈은 주재자가 아니오. 환화공신이오. 지금 이 말을 안 믿어

요. 이놈은 지각이 없어요. 힘도 없고.

모든 거를 그냥 두고 실상을 밝히는 거요. 개인이라는 게 없어요.

어떤 원인 행위를 지어서 그 보답으로 나중에 불과를 얻는 게 아

니고, 불과는 이미 여러분한테 구족히 갖추어져 있어요.

온갖 천태만상, 모든 행이 전부다 일행(一行)이오. 마음뿐이오.

모든 형상들은 근본이 빈 거기 때문에 전부다 한 모양(一相)이오.

마음뿐인 도리 사무쳐 일행삼매 일상삼매 해야 됩니다. 또한 그

마음도 성품이 없어서 한 성품(一性)이오.

내 성품은 본래 청정한 거요.

아직도 갈고 닦아 청정하게 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너무 뿌리

깊게 박혀가지고 뭔가 자꾸 도모하고 획책해. 내 현재 상황

마땅치 않아 훌륭하고 거룩한 거로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힘이

들어, 시간이 들어, 아직 덜 됐어, 했던 그 모든 게 이제까지

헛짓 했네 알면 구원받은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