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뭘 가지고 그걸 드러냈소? 머리로 안 것 아니오? 지수화풍 사대가

비었으니, 나라고 할 ‘나’가 없소. 실체랄 것이 하나도 없는데 몽땅

머리가지고 펼쳐놓은 것이 이 세상이오. 만법이 성품이 없으니

이 세상 있는 그대로 열반이오. 그럼 할 말 다 한 거요.

도를 깨친다는 것은 뭔가?

기존의 잘못 엉켜서 이루어진 모든 개념들을 박살내는 것이오.

어떤 사람이 부처가 되는가?

아무리 좋은 것도 아무리 나쁜 것도, 온갖 이런 것 저런 것,

이름이 있고 뜻이 있는 모든 것은 전부 다 인간 두뇌의 산물이지

실다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꿰뚫어서, 해탈에도 걸리지

않고 속박에도 걸리지 않고, 생사에도 걸리지 않고 열반에도 걸리

지 않고, 걸리지 않는다는 자취도 없고 그러면 그 사람이 부처가

되는 거요. 부처가 되긴 뭐가 돼?

본래 그랬는데,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을 실제인 줄 알고

이리 쫓고 저리 쫓고 했던 것뿐이오.

안팎이 텅 트여 안으로 관찰자도 없고, 바깥으로 상대하는 사물도

실체가 아니니, 기억 더듬지 말고, 기존의 심상 떠올리지 말고,

‘그냥 보시오.’ 그것이 비춤 없이 비춘다는 말의 참뜻이오.

참이면 참인 채로 보고, 허망이면 허망인 채로 보고.

참과 허망 모두 인간이 이름 지은 것일 뿐임을 알아 한 티끌도

마음에 붙여두지 않는다면 비로소 참 부처를 생각한다(염불念佛)

할 수 있을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