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맨 앞에 한 말을 철저히 구명해서 마음이 마음을 볼 수 없음을

알면 그 자리에서 쉬는 거요. 왜 거기 꼬리가 달려요?

마음뿐이라는 것이 무슨 뜻이오? 마음 가지고 깨달아 살펴야 할

티끌만한 한 법도 없다는 소리요.

이 자리는 알음알이 쌓아가는 자리가 아니고 다 내려놓는 자리요.

지금 면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아요. 그러면 저절로

쉬어요.

이 몸과 마음, 세상, 허공까지도 전부 망상으로 지어낸 것인 줄

알아, 한 법도 의지할 것 없고 건질 것 없으면, 그 사람이 발심한

사람이오. 발심한 순간 성불해요. 그게 가장 철저히 쉬는 거요.

한순간 대장부답게 일거에 만법을 좌단하면, 자기가 부처였다는

사실을 애쓰지 않고 되돌이키게 되면, 지금 현재 중생의 무명이

그대로 부처 지혜와 다르지 않다는 걸 곧장 알게 돼요.

마음이 그대로 부처요. 마음이 그대로 법이고.

마음을 떠나서 그 마음을 수고롭게 해서 새로 얻어야 될 부처도

없고, 새로 알아야 될 법도 없어요. 마음뿐이오. 그 마음이 무진장

이오.

무진장한 법창고를 집안에 놔두고 바깥으로 자꾸 헤아리고 더듬고

할 일이 없소.

향상일로는 천 성인이 전하지 않는다고 했소. 아무것도 구할 것도

얻을 것도 바랄 것도 없는 그대 마음속의 한량없는 보배를 놓아두

고 왜 동서남북으로 그렇게 기웃거리는 것이오?

제 성품을 밝히는 일 이외에 부처님이 하신 말씀 아무것도 없소.

조금도 특별한 재간이라든가 특별한 도리는 없는 거요.

마음 밝혀라. 마음 밖에 아무것도 없다. 쓸데없이 바깥을 더듬지

마라. 안으로 돌아봤더니 어떻더라 하지도 말라.

그건 돌아봐서 알 수 있는 것 아니오. 양 날개 짓 그만두고

내려앉은 낙처(落處)는 ‘알 수가’ 없소.

알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모를 것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