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지각 작용이 나온 ‘근원’은 어떤 말로도 묘사할 수가 없소. 언어화

하고 개념화할 수 있는 것은 전부 환상이오. 천지가 참된 하나뿐

이오. 자타 내외 피차라는 것은 없소.

앉은 자리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이놈을 소멸하고 부처몸

을 드러내야 하오.

진리는 원만해서 본래 차별법이 아니오. 그런데 언어라 하는 것은

이것과 저것을 나누지 않으면 성립할 수가 없소.

그래서 중생들로 하여금 시비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참 어렵다 한

거요. 이 말을 듣고 시비가 없어야 한다는 지견을 세우면 다시

시비에 떨어지는 거고, 또 무차별법에 말뚝 박으면 영성을 밝힐

수 없소. 여러분이 아무리 정교하게 알았다 해도 말을 통해서는

참뜻을 드러낼 수가 없소.

‘존재 상태’와 존재 상태에 대한 ‘서술’은 일치하지 않소. 깨달음의

존재 상태와 깨달음에 대한 설명은 동일한 것이 아니오.

‘묘사’라는 것은 시간 공간적 한계 안에서 인간이 제 나름대로

말아낸 가짜 구조물이오.

그 모두가 허공에 박은 말뚝임을 알게 되면, 말길이 끊어지고

더듬을 것이 없으니 저절로 해탈이오.

그리하여 우주 삼라만상 일체만유를 시간도 노력도 안 들이고

몽땅 거둬 구제해 마치면 그가 비로소 참된 보살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