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의식이 비었으면 그 뒤에 따라붙은 질문자의 말은 의식이오? 아니

오? 의식이 비었으면 의식을 굴리건 굴리지 않건 무슨 상관이오?

지금 현재 보고 듣고 하는 모든 것은 그대 자신이 지은 업의 그림

자를 보고 듣고 하는 거요. 제가 제 마음 보는 거요. 보는 놈도 보

이는 것도 전부 의식이 장난치는 거요. 그러니 집착할 것이 없소.

본래 마음은 늘 그대로고, 일어나는 생각들은 전부 빈 것이고. 그러

면 건드릴 일이 없잖소? 아무리 알아내고 기를 써봐야 본래 마음에

는 아무런 득실도 없소.

빈 것에 집착하는 것도 헛짓이고, 실체 아닌 집착을 칼로 자르려는

것도 헛짓이오. 남다른 고생으로 몸과 마음을 수고롭게 한다고 공

부가 되는 것 아니오. 이미 이루어놓은 게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미련 없이 털어버리는 게 이 공부요.

그렇게 되면, 영원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영원 불변하는 참마음,

생사조차도 넘어선, 시간 공간 일체의 차별법의 구애를 받는 일이

없는 참 몸이 우뚝 드러나 있다는 걸 알게 되오.

그 우뚝 드러나 있는 거 보려고 눈을 부릅뜨는 순간 그건 사라져!

보는 놈이 그놈인데 보긴 뭘 봐? 눈으로 꼭 눈을 보겠다 하면

사팔뜨기가 될 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