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마음은 몇 개의 마음이 있소? 허공이 하나이듯이 마음은 한마음뿐

이오. 초발심이니 구경심이니 하는 것은, 중생들이 드러난 모양을

가지고 전후를 따지고 이것저것을 따지고, 깨달음과 미혹함 그런

모든 차별을 ‘실제’로 인정하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오.

지금 여기는 일승법을 설하는 자리요. 시작이 그대로 끝이고, 처음

과 마지막이 한 때요. 진리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소. 이게 진리다

라고 하면, 즉시 다른 거는 진리 아닌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오.

지금 여러분은 모든 언설이 끊어진 자리를 자꾸 생각이나 말로

더듬으려고 하고 있소. 아무리 희한하게 알아도 그건 전부다 생각

으로 더듬는 거요.

밝고 어두움이 바깥에서 오는 것 아니오. 그 밝음조차도 사람의

마음에 의지해서 밝음이오. 밝다고 알고 어둡다고 아는 그 ‘앎의

성품‘이 참마음이오. 그 앎의 성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마음을 밝힌

다는 것이오.

‘내가 깨달았다’ 하면 바로 그 깨달은 바를 취해서 지견이 생겨버

린 거요. 귀신도 모르게 깨달아야 하오. 그래서 ‘얼굴이 없어서 씻

을 수 없는 게 도(道)다‘ 라는 말도 있는 거요. 대상이 없소. 몽땅

참된 하나뿐이오. 의지함 없고 머무름 없는 영성을 어둡히지 않을

줄 알아야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