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관찰의 주체, 관찰의 대상, 그것이 오온십팔계요. 오온십팔계가 없

는데 누구 보고 말한 것이오? 아는 것도 놓고, 모르는 것도 놓으시

오. 아는 데도 속하지 않고, 모르는 데도 속하지 않는 그게 여러분

의 참나요, 본향이오. 이 말만 알아들으면 마르고 닳도록 써도 모

자람이 없소. 모르는 걸 밝히라, 모르는 그게 바로 너다, 그게 바

로 부처고, 그게 진리고, 그게 마음이고.

물을 자도, 물을 것도, 도무지 안팎으로 텅 트여서 오직 하나의 허

공일 뿐이오. 일어나는 모든 것, 말이건 행동이건 생각이건 그야말

로 눈에 뜨이는 것마다 보리 아님이 없소. 어느 것도 도(道) 아님

이 없으니, 곧장 고향으로 돌아가시오.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데는 공(空)한 것도 도중에서 섬기면 안 되

오. 빌 공(空), 없을 무(無), 아닐 비(非), 모두 어쩔 수 없어서 베

푼 방편의 말씀이오.

부처님이 별을 보고 깨달으신 것이 무엇인지 여러분 머리에 떠오

르면, 부처님 깨달은 바에 합하는 게 아니고, 여러분 망상 굴리는

거요. 팔만사천법문이 됐건 세속법으로 쌓인 지견이 됐건, 세간 출

세간의 모든 법이 전부 일거에 녹아나야 하오.

법이라고 할 법이 없다는 걸 깨달아서 법을 여읠 줄 알아야 바로

성불하는 거요. 걷어잡으려고 애쓸 것 없소. 허공이 뭐를 필요로

하겠소?

만법이 체성이 없다는 말을 듣고 온갖 법에서 전혀 걸리고 막힘이

없으면 삿된 도리는 면할 수 있어도, 도(道)는 자꾸 멀어지오.

삿되다 올바르다, 선이다 악이다, 전부 인간이 만들어낸 거요. 다

만 도의 근원으로 돌아가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