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만법이 성품이 없으면 우선 누가 뭘 수긍하겠소? 이 세상 정신적

물질적 일체 존재와 작용이 전부 잠꼬대라는 소리요. 세상이 지금

적멸하오. 적멸한 성품은 성품이 있소? 적멸하다는 말도 방편으로

하는 소리요.

일체 만유의 본질은 법성이오. 만법의 성품은 법성이오. 이 법성은

존재론적으로 접근하는 것 아니오. 법성의 마음(묘심) 법성의 물질

(묘색)이, (마음은 마음인데 마음이 아니고, 물질은 물질인데 물질이

아니라는 말이오.) 불생불멸 불래불거를 갖춘 채로 묘용이 그지없

소. 묘용이라 함은, 작용 있다 없다 결정해를 지어 말할 수 없다는

뜻이오. 아무리 눈 밝은 사람이라도 면전의 것을 이게 이거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소.

성품 없는 성품이 법성이오. 성품이 없으니 작용도 모습도 없는데,

다만 중생 마음에 비친 그림자가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뿐이오. 종일 하루 묘용이 일어나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일어난

일이 없소. 중생의 성품도 법성이오. 그러면 법성이라 하는 것은

티끌만한 한 법도 건질 게 없다는 얘기요. 생사도 없다는 얘기요.

아무것도 없는데, 숱한 이름을 지어놓고 제가 괜히 헐떡이는 것뿐

이오. 업 따라 잘도 나타난다, 근본을 알았더니 전부 허깨비 놀음

놀이요. 그러니 쉬기 위해서 노력할 일이 하나도 없소. 본래 아무

일 없는데 뭐를 또 쉬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