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모든 말은 어쩔 수 없어서 방편으로 하는 말이오. 말 그 자체는 진

실을 드러낼 수 없소. 말 자체가 치우침이오. 이 세상 모든 차별법

을 한마음 가운데로 거둬들여 성품 밝히시오. 성품은 일체 만법과

짝하지 않소. 계합했다 해도 이미 움직였소.

찰나찰나 진성에서 광명이 빛을 놓고 있는데, 우리는 하나의 지속

적인 실체가 여기에서 저기로, 미혹에서 깨달음으로 움직인다고 여

기고 있소. 본래 마음은 그림자가 있건 없건, 계합하기 전이나 계합

한 후나 다르지 않소. 범부 허공이 부처 허공에 합한 게 계합이요.

이 육신은 보고 듣고 깨닫는 작용의 주체가 아니오. 일체 만법이

있건 없건, 여여부동의 청정자성불은 삼라만상을 아무리 지어내고

거둬들여도 자취가 없소.

내 안의 무진장한 보배창고는 감관으로는 못 찾소. ‘어떤 게 제 집

안의 보배창고입니까?‘ 그렇게 물은 그게 바로 그거요. 그 물음을

누가 묻게 했소? 매일 쓰면서도 모르고 있소. 진성이 인연에 감응

해서 생각 생각 부처가 나타나고 있소. 그걸 모르고, 내가 보고 듣

고 깨닫는다고 한다면 부처 광명은 가려지는 거요.

설법 듣는 가운데 여러분이 받아가져 기억할 것은 하나도 없소. 이

미 간직한 것도 다 내놓으시오. 우주가 몽땅 ‘나’요. 전체가 참나(眞

我)요. 얻고 잃고 하는 일은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