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구도자가 타파해야 할 오직 하나는 생사심(生死心)이오. 그런데 그

생사심을 타파하기 위해 몸과 입과 뜻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길

이 없소. 꿈속에서는 생사가 있소. 하지만 꿈 깨고 봤더니, 생사가

생사가 아니고, 문제가 문제가 아니고, 본래 아무 일 없었소. ‘깨고

봤더니 생사가 없더라’ 하는 말조차도 잠꼬대요.

본래 마음은, 깨닫기 전이나 깨달은 후나 다르지 않소. 생사가 곧

열반이라는 말조차 싹트기 이전의 본래 마음으로 돌아가시오.

생사 즉 열반이라고 배워 알고, 죽고 사는 문제까지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어 좋구나 하는 자가 누구요? 본래 생멸거래상이 아닌데 어

찌 누가 또 생사 없는 자리를 증득한다 하겠소?

본래 마음은 헤아려 잴 수가 없소. 비추는 성품은 늘 그대로요. 본

다는 일이 있을 때도 그 봄(見)은 봄이 아니요, 본다는 그 일조차도

여의어서 봄(見)으로는 미치지 못하오.

온갖 그렇고 그렇지 않은 것이 전부 성품이 없으니 저절로 금강 같

은 선정이오. 성품은 스스로 환히 밝소. 지금 순간순간 쓰고 있는

그거로 족하오. 한 찰나 알아들으면 그 동안 모든 공부 모든 구절이

스스로 녹아 다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