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누차 하는 소리요. 면전에는 한 법도 없소. 눈에 보이고 귀에 들

리는 것은 전부 제가 마음으로 지어놓고 제가 보는 거요. 마음

뿐이오. 마음 밖에는 진실로 한 법도 없소. 그렇다면 지금 면전

에 펼쳐져 있는 모든 것들은 제 마음을 보는 거요. 제 마음이 변

해 나타난 것이 산하대지 삼라만상이오. “저 바깥에 들리는 소

리가 무슨 소리냐?” “낙숫물 소리입니다.” “오무간 지옥에 떨어

지고 싶지 않거든 불법을 비방하지 마라.” 마음뿐인데, 마음 바

깥에 뭔가가 있다고,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보는 자는 불법을 비

방하는 자요. “그대 앞에 산이 있으면 산이 그대를 현혹하리라.”

면전에 한 법도 없는 거요. 중생이 가장 넘기 힘든 고개가 면전

에 펼쳐져 있는, 지금 보고 듣고 하는 온갖 법이 제가 제 마음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가 참으로 어렵고, 믿어 들기가 참

으로 어렵다는 것이오. 그 말이 믿어지지가 않는다면 그 마음은

끊임없이 상대경계를 따라 움직이오.

꿈속에 나타난 것은 전부 제 마음이 변해 나타난 것을 제가 보는

것이오. 제가 제 마음을 보는데 어떻게 움직인다고 하겠소? 꿈에

서 깨란 말이오. 꿈에서 깨란 말은 티끌만한 한 법도 볼 게 없단

말이오. 만약 티끌만한 한 법도 볼 게 있고 들을 게 있고 알 게 있

다면 그 사람은 아직 꿈에서 깨지 못한 거요. 면전에는 한 법도

없소. 번뇌라는 게 뭐요? · · · · · · 마음이 경계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번뇌요. 그런데 지금 안으로 마음도 없고 바깥으로 경계도

없음이 거듭거듭 밝혀졌소. 그런데 아직 구습이 뿌리째 뽑히지 않

아서 경계를 대해 계속 움직이오.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제 마음에 비추어진 그림자요. 움직였다는 그림자, 움직이지 않았

다는 그림자. 그래서 보되 봄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