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다른 게 그대로 같은 거요, 같은 게 그대로 다른 거고. 그게 동

이법문(同異法門)이오. 만법이 성품이 비었기 때문에 같은 것

과 다른 것이 서로 상충되지 않소. 그 사람 마음속에 지금까지

같고 다른 것이 서로 완강하게 대치되었는데 마음뿐인 도리를

사무친 사람은 같은 게 다른 거고 다른 게 같은 거요. 같고 다

른 걸 자재하게 쓸 수 있으니 그 사람의 삶의 영역이 훨씬 넓어

지는 거요. 일체만법이 한 마음 가운데에 가지런히 거두어 지

는 거요.

‘나’가 없으면 길하고 상서로운지 불길한지, 마땅하고 마땅치

않은지 아무 상관없소. ‘나’가 없으면 이렇다커니 저렇다커니

애초부터 그런 문제가 안 생기오. 자유롭고 자유롭지 못한 것,

이롭고 이롭지 못한 것 등등 · · · · · · 우리가 생살을 긁어서

부스럼 만든 거요. 지금까지 한 게 억울해서 이제부터 안 한다

는 사람이 있소. 하는 것 하고 안 하는 게 똑 같소. ‘내’가 없으

면 하건 안 하건 바람이 불면 물결칠 뿐이지 물결치게 한 주재

자는 없소. 만법은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 짓는 자도 받는 자

도 없는 거요.

‘나’는 없소. ‘나’가 없으면 편안한가 편안치 않은가 관여할 일

이 없소. 있지도 않은 ‘나’를 ‘나’로 세우는 바람에 편안한가 편

안치 않은가, 이로운가 해로운가가 문제가 되는 거요. 결국 ‘나’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거요. ‘나’없으면 본래 문제가 없소. 개중

에는 ‘나’없으면 참 좋겠다는 정신 나간 사람이 있소. ‘나’가 없

는데 좋은 자가 누구겠소? · · · · · · 아주 깊이 관찰해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순간순간 이 ‘나’가 모습을 조금씩조금씩 바꿔서

나타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