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모든 결과는 원인 따라 나오. 그런데 그 원인도 스스로는 존립할

수 없소. 원인이 스스로도 존재하지 않거늘 어찌 인이 과를 낸다

하겠소? 인과법 자체가 지금 부정되고 있는 거요. 우리 인류가 이

루어놓은 모든 문명의 근간은 인과법이오. 인간 자체도 인과법으

로 나는 것이오. 그렇다면 이 세상이 굴러 온 것은 전적으로 꿈속

에서 헛소리 한 거요. 전혀 실체가 없는 거요. 아무리 대단한 영웅

호걸들이 나와서 아무리 위대한 일을 이루어 놨다 하더라도 여러

분이 공부하는 이 법 앞에서는 전부 코흘리개가 장난하는 거요.

그럼 이 세상은 어떻게 나타난 거요? 망측칭양(罔測稱揚)하고 허

담호설(虛談互說)이라, 나는 일도 없고 사라지는 일도 없으니 헤

아릴 수 없음을 칭송하고 빈 말로 얘기를 나누는 거요. 혜안이 열

리고 마침내 만법이 자체로 성품이 없다는 법안이 열려야 하오. 견

문에 즉해서 견문이 아닌 거요. 그렇다면 지금 면전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요.

진리를 꿰뚫는 데 세 가지 보배(三寶)가 있다했소. 법을 알면 곧 부

처요, 여읠 줄 알면 곧 법이요. 무위를 알면 곧 승이라 했소. 지수

화풍 사대가 다 비었는데, 바다에 천파만파 파도가 치는데 그 많은

물결들로 하여금 물결치게 하는 조작을 누가 한단 말이오? · · · ·

· · 부사의요. 이 세상 티끌 하나 없는 거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

고 있다 소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