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항용 성격이 모났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소. ‘내’ 성격은 모났

다. · · · · · · 어디에 성격이 있단 말이오? 심성이라, 마음의 성

품이 ‘내’ 바탕이오. 마음의 성품은 허공 같아서 모나지도 않고

둥글지도 않소. 그런데 이 육신이 ‘나’인 순간 주변 사람들을 ‘내’

게 이로운 사람과 해로운 사람으로 나누고 분별하기 시작하오.

그건 공부 안 하는 거요. 설사 그의 신상이 어렵고 곤란할지라

도 천지간에 티끌만한 한 법도 볼 것 없고 들을 것 없고, 마음뿐

이고 마음밖에 한 법도 없는데, 모든 법은 성품이 비었는데 · ·

· · · · 그렇게 말로만 알고 있소. ‘내’가 보고 ‘내’가 듣고 ‘내’가

마땅치 않게 여기는 것은 응당 당연한 것이오. 무슨 수행이 그런

수행이 있소?

근본이 밝아져서 말 그대로 만법이 성품이 없으면 천지간에 볼

것도 없고 안 볼 것도 없소. 알 것도 없고 모를 것도 없소. 말 그

대로 그런 경지에 닿으면 알 것이 없소. 설명할 것도, 설명 들을

것도 없소. 보고 듣는 가운데 티끌만한 한 법도 ‘내’ 마음에 저촉

되는 일은 없소, 사람이건 사물이건. 그러나 자기 마음을 밝히지

못한 범부는 그 가운데 ‘나’가 있어서 알았다 몰랐다, 좋았다 싫

었다, 이랬다저랬다 분별하기 바쁘오. 하지만 여러분의 본래 마

음은 그런 일 없소. 본래 항상 환히 빛나고 있소. 여러분이 잠잘

때나 깨어있을 때나, 깨달았을 때나 미혹할 때나, 범부일 때나 성

인일 때나, 여러분의 본래의 성품은 언제나 환히 빛나오. 그걸 일

러 상관(常觀)이라 하오.

실상이 이럴진대 여러분이 비추는 것은 비출 때마다 이렇다고 혹

은 저렇다고 알기 바쁘오. 마음에 든다고 알고, 마음에 안 든다고

알고, 만법이 성품이 있다고 알고, 만법이 성품이 없다고 알고 ·

· · · · · 만법이 성품이 있다는 집착을 떼어주기 위해 성품이 없

다고 말한 것뿐인데 그걸 계속 들고 다니면 어쩌자는 말이오? 근

원으로 돌아가야 하오. 목숨 뿌리까지 몽땅 가지고 근원으로 돌

아가야 하오. 그 허공 같은 마음이 두렵고 걱정하고 그럴 것 같

소? 아니오. 본래마음은 까딱도 한 적이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