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길의 흙을 파서 사람의 모양을 만들었소. 어리석은 사람은 길에 사

람의 모양이 생겼다고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다만 길의 흙일뿐

이라고 하오. 무슨 소리냐 하면, 길의 흙은 생멸 하는 법이 없소. 진

여본체는 생멸 안 한다는 소리요. 그 자체는 생멸 안 하면서 인연

따라 중생이 나기도 하고 중생이 죽기도 하오. 중생이 날 때에 그

본성품은 육신 따라 나지 않고 갈 때에 육신 따라 가지 않소. 그래

서 어리석은 사람은 길에 사람이 생겼다 그러고, 지혜로운 사람은

길의 흙일뿐이라고 하는 거요. 이 세상은 면전에서 볼 때에는 끊임

없이 생성과 소멸이 이어지지만 그 본체는 생멸하는 일도 없고 늘

고 줄고 하는 일도 없소. 그러면 모든 인연 따라 났다 사라졌다 하

는 것은 그림자 같고 메아리 같은 거요

인연 따라 생멸하는 모든 것은 전부 다 꿈같아서 자체성이 없는 거

요. 그러므로 이 세상은 부지런히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지만 지혜로

운 사람의 안목으로 보면 적멸한 거요. 드러난 모양으로 볼 때에는

시끄럽다 고요하다 그러지만 그 원성품은 시끄러울 때에도 시끄럽

지않고, 고요할 때에도 고요하지 않소. 하나도 새로운 재주가 필요

없는 거요. 여러분은 해탈하고 싶고 열반하고 싶지요? · · · · · · 내

가하는 말은 여러분은 일찍이 묶였던 적이 없다는 거요. 따라서 여

러분은 해탈을 바랄 일도 없소.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뭔가 열심히

이루려고 하는 것은 다만 중생살이 할 때에 익혔던 습관 때문에 그

러한 거요.

진리는 본래 진화하는 법이 없소. 진화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오. 진

리가 아니라는 것은 인연따라 생겼다 사라졌다, 늘었다 줄었다 한다

는 거요. 따라서 여러분이 면전에서 전개되는 그 어떤 일로 말미암

아 울었다 웃었다, 좋았다 나빴다 하면 그건 제 정신이 아니오. 헛것

을 보고 헛짓 하는 거요. 그 내용이 뭐였든 간에 그렇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