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의식이야말로 모든 문제를 빚어내는 원흉이오. 의식이 없으면 이 세

상에 문제란 없소. 의식이라는 말이 생소하면 생각이라고 바꾸시오.

진짜 문제없기를 바란다면 생각이 없어야 하오. 불구대천의 원수 때

문에 왜 ‘내’ 마음이 겹겹이 속박 당해야 하오? 그 사람이 내 마음속

에 비집고 들어 온 게 아니오. 내가 끌어 들인 거요. 그러니 그 사람

때문에 괴롭다면 내 마음 속에서 영원히 그 사람을 퇴출하시오. 그게

바로 무심에 드는 거요. 이 세상이 그렇게 살기 힘들거든 당신 마음

속에서 세상이라는 생각을 퇴출하시오.

어떻게 무심에 드는가? · · · · · · 무심에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보내

버리시오. 아주 단순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요. 불법 공부라는 게 그

렇소. 하나도 복잡한 게 아니오. 그러니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저

두메산골에 화전민이 더 잘 알아듣는다는 소리를 하는 거요. 그 사람

들은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지 않소. 이게 같습니까 다릅니까 하는 그

따위 소리는 하지 않소. 그것을 따지는 대신에 김이라도 하나 더 메오.

옛날에 귀종선사가 실제로 그랬소. 어느 날 공부가 깊은 어느 중이 법

을 물으려고 찾아왔소. 그때 마침 뱀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귀종선사

가 호미로 내리쳐서 두 쪽을 냈소. 그 광경을 보고 중이 말했소. “먼길

을 고명을 듣고 찾아 왔더니 행이 몹시 거친 중이구나.” 살생계를 범

했으니 그 중 눈에는 당연히 그렇게 보인 거요. 그 말을 듣고 귀종선사

가 말했소. “니가 거치냐, 내가 거치냐?” 귀종선사가 하는 말은 눈앞에

한 법도 없는데 니가 뭘 봤냐 하는 소리요. · · · · · · 끝끝내 여몽삼매

요. 안으로 본 자도 없고 밖으로 본 바도 없는 거요, 일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