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묻는다고 하는 게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의미는, 뭔가 잘 모르

는 것을 알기 위해서 묻는 것이지 않소? 그러나 여러분이 묻는 것은

길을 묻는 것이오. 어떻게 하면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가? · · · · · ·

성품을 밝혀야 하오. 뭔가 몰랐던 것을 알아내고, 어리석음을 지혜로

움으로 바꾸고 그런 게 아니오. 그 영성은 어리석음은 나쁘고, 지혜로

움은 좋고, 그런 소리 하지 않소.

지금 아무것도 모르고 있소. ‘내’가 누군지, ‘내’가 뭘 하는지 모르고

있소. 과거에 하던 버릇대로, 마땅하고 마땅치 않은 두 갈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느라고 정신이 없소. 쉬지 못한다는 게 보다 나은, 보다

훌륭한, 보다 참된 · · · · · · 그런 길들을 지향하는데, 그게 뜻대로 안

돼서 늘 쉬지 못하는 거요. 마음도 경계도 다 체성이 없소, 마음이 경

계를 보고 출렁이는 게 번뇌라고 할 때, 마음도 경계도 전부 성품이 없

어서 작용도 없고 기능이 없는데, 다만 우리 눈에 마음도 경계도 실제

로 기능한 것처럼 보이는 거요. 마음이 경계를 잘 판단해서 옳은 길을

선택해서 가는 줄 아는 거요. 이런 차원이 되면 만법이 성품이 없다는

것은 말 하는 자도 성품이 없고, 말을 듣는 자도 성품이 없다 소리요.

그렇다면 설청(說聽), 말을 하고 말을 듣고 하는 게 전부 빈 말이오. 꿈

속과 같다는 얘기요.

제 마음은 본래 온전하오. 보태고 덜고 할 것 없이 본래 온전한 거요.

그러니 무슨 길이 또 필요하겠소? 여기에 비친 그림자는 마땅하고 마땅

치 않고가 갈라지지만 여기에는 마땅하고 마땅치 않고가 없소, 본래.

지금도 그 자리에서 쓰고 있소. 그게 부처 지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