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어떠한 종류도 종류는 질문자가 갈라놓은 것이오. 바다의 천파만파가

한 개라고 하건, 여러 개라고 하건 생각이 움직여서 이렇다고, 혹은

저렇다고 개념화 해버리면 제가 지어놓고 제가 걸리는 거요. 생각이

짓지 않으면 본래 아무 일 없소. 마음뿐이요, 마음 바깥에는 한 법도

없소. 없다는 것도 없소. 단지 느낌만 엄습할 뿐이오. 마땅한 느낌,

마땅치 않은 느낌, · · · · · ·

전부 이 가죽 주머니를 ‘나’로 잘못알고 움직이는 몸, 움직이는 생각을

‘나’로 삼은 거요. 이 세상에 움직이는 것은 없소. 또 이 말을 잘못 알

아듣고 이 세상에 움직이는 거란 없다고 알아 들을까봐 걱정이오. 움

직인다 커니, 움직이지 않는다 커니 하는 생각 자체가 애초부터 근거

없는 생각이오. 아무 일 없소. 이름 지을 일이 없소. 알았다고 할 만한

일이 없는 거요. 움직인다고 알건, 움직이지 않는다고 알건 아는 것은

전부 제가 지은 거요.

이 몸을 ‘나’인줄로 잘못 알고 여태까지 자기중심적으로 업, 습관이 쌓

인 거요. 그래서 쌓인 습관대로 하는 것이 편한 거요. 이것은 어떤 것

이 틀렸다, 맞았다 하는 얘기가 아니오. ‘내’ 본래 마음에 의해 지어진

업의 그림자일 뿐이오. 편안하다고 짓고, 편안치 않다고 짓고, · · · ·

· · 등등, 이게 전부 물 위의 달그림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