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앞에 지금 장애가 있소. 어떻게 해야겠소?” · · · · · · “피해야겠습니다.”

피해야지요. 이처럼 우리의 진성연기 그 자체는 성품도 없고, 모양도 없고,

작용도 없으면서 다만 짓는 대로 응해줄 뿐이오. 봤다고 하면 보게 응해주

고, 알았다고 하면 알았다고 응해줄 뿐이오. 이 몸은 지각이 없소. 지금 전

부 제 성품을 놓치고 있는 거요. 그것을 진성이라 하고, 영성이라 하고, 진

리라 하고, · · · · · · 이름은 여러 이름이 있지만 거기엔 본래 이름이 없소.

이름이 싹도 트기 이전이오. 주재자도 없소. 마음 바깥에 티끌만한 한 법도

상대하는 바가 없소. 다만 머릿속으로 지어서 힘들고, 아프고, 끙끙거리는

거요.

이 몸은 지각이 없소. 환화공신이오. 영원토록 티끌 하나 까딱도 안 하고

움직이지도 않고 찾으면 아무 데도 없는, 그게 우리의 참 성명이오. 그건

인연 따라 왔다 갔다 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한 거요. 인연 따라 난 이 육

신은 끊임없이 인연 따라 엎치락뒤치락 하오. 그것을 지금까지 ‘나’ 인줄

알고 살아 온 거요. 이 몸을 ‘나’ 인줄 알고 살아오면서 가장 고약하게 소

용돌이 치는 게 의식, 바로 알음알이인 거요.

어떡하면 ‘나’한테 유리하겠는가? “나”한테 이롭겠는가? 하루 종일 그 생

각 뿐 아니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몸은 지각이 없소. 아플 때 아픈 게

누구요? · · · · · · 금방 ‘나’요. 자기 것도 아닌데 자기 것이라고 했으니

그건 도둑이나 다름없소. ‘내’가 아프고, ‘내’가 두렵고, ‘내’가 힘들고 등등

· · · · · · 전부 마찬가지요. 누가 아프고 누가 두렵다는 거요? 계속 이 놈

이 ‘나’요. 이 놈은 끝끝내 환화공신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