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절대로 학습 하는 거 아니오. 알음알이 구하는 거 아니오. 경전이나

해석하고 고개 끄덕이는게 법회가 아니오. 그건 전부 때 묻히는 거요.

마음 밝히는 데는 말이나 문자가 전혀 필요 없소. 저 깊은 두메산골의

화전이나 일궈먹고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훨씬 빠르오. 티끌만한

한 법을 세우면 세상이 흥성해서 촌로가 상을 찡그리고, 한 법도 세

우지 않으면 세상이 쫄딱 망해서 촌로가 비로소 상을 핀다 했소. 이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쓰레기나 뒤지는 양아치요. 회심

하려고 하고, 깨달으려고 하고, 열반하려고 하는 등등, · · · · · ·

하고싶은 게 있으면 여전히 양아치요. 이 말을 아주 깊이 알아들어

야 하오.

정법을 만나면 이제껏 어디서 무엇을 했던지 간에 티끌만한 한 법도

남겨두어선 안 되오. 제대로 들으면 한 법도 남지 않소. 요는 청정무

구한 천진한 본래 마음자리를 드러내고자 하는 게 성인의 가르침이

오. 그렇다면 말이나 문자에 의지해서 알음알이를 늘리는 것은 전혀

거꾸로 가는 거요. 그 중에 제일 먼저 소탕해야 될 것이 뭔가? · · ·

· · · 이 가죽 주머니요. 이 게 제일 소멸하기가 어렵소. 왜 그렇겠소?

본래 없었는데 소멸해야 한다고 하는 그놈이 그놈이기 때문이오.

집착을 놓아야 한다는 그 집착을 놓으시오. 지금 집착을 놓지 못해서

애쓰는 그 자가 누구요? · · · · · · 밥과 반찬이오. 이 놈은 허깨비요.

지각이 없소. 집착하건 집착하지 않건 질문자 본분하고는 아무 상관

없소. 이 말을 잘 알아들을까봐 걱정이오. 공부하다 보면 어떻게 알

아듣게 없겠소? 하지만 그 ‘알아들었다’ 하는 게 전부 둘째 자리요.

물속의 달그림자 건지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