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이 육신은 지각이 없소. 환화공신이요. 모든 느낌은 그것이 고가 됐건 낙이

됐건 전부 인연생기요. 인연 따라 난 이 육신의 인연이요. 육신의 인연 때

문에 생겨난 모든 변화 변천, 모든 느낌은 그 내용이 뭐였던 간에 전부 환

상이요. 이 오음의 몸을 오음의 마장(魔障)이라고 하오. 오음의 장애가 마

치 마구니에게 잡힌 것 같다는 얘기요. 이 오음의 몸을 ‘나’로 알고 산 지가

너무 오래 돼서 이 몸을 고이고 섬기기 위해 끊임 없이 안정감을 찾는 거요.

오죽하면 이 키 큰 놈이 서서 걸어다니게까지 된 거요.

오음의 마장 중에 제일 대표적인 것이 안정감이요. 이 몸을 ‘나’로 알고 산

이후부터 생겨 난 모든 느낌, 모든 체험과의 다툼이 우리 삶의 대부분이요.

이 육신을 ‘나’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육신으로 파생된 모든 느낌은 ‘나’의

느낌이요. ‘내’가 힘들어, ‘내’가 괴로워, ‘내’가 두려워 등등 · · · · · · . 그

런데 그 ‘나’가 본래 없는 거요.

내가 하는 말을 수긍하면 망하는 거고, 수긍 안 하면 더 망하는 거요. 이해

하느냐 못 하느냐는 상관없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상식을 잔뜩 이고 다

니지 마시오.. · · · · · · 내가 하는 말을 상식적인 수준에서 알아들으면 그

야말로 몇 아승지겁을 가도 가망 없소. 말 끝에, 말이 끝나가가 무섭게 일

도양단 해야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