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무생의 도리를 그렇게 여러 번 펼쳐 보여 줬는데도 아직까지 지각

작용에 포착되는 것을 실제인줄 알면 그 사람은 참 제도하기 어렵소.

· · · · · · ‘없다’는 것도 여러분이 ‘있다’고 우기니까 내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뿐이오. 도무지 거기에는 이렇다 저렇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소. 그러니 ‘있다’고 말해도 ‘없다’고

말해도 모두 진실을 등지는 거요. · · · · · ·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아주 가슴 깊이 이해했다 쳐도 그건 물속의 달그림자 하나 건진

거요.

느낌에 사로잡히지 마시오. 적어도 이 길 가는 사람은 그것이 좋은

느낌이었건 나쁜 느낌이었건 느낌의 포로가 되면 그 흙탕물에서

헤어나기 참 어렵소. 느낌과 싸워서 이기라 소리가 아니오. ‘내’

관(觀)의 힘이 깊어지면, 지혜가 밝아지게 되면 그 지혜는 이 세상

그 어떤 것으로 말미암아 핍박받거나 장애를 겪는 일이 없소.

‘내’가 맞이하지 않으면 이 세상 그 어떤 법도 여러분 마음을 얽어

맬 수가 없는 거요.

마음뿐임을 믿으시오. 마음이 아니면 그 어떤 법도 따로 세워지는

법은 없소. 아픈 것도 마음으로 아프고, 안 아픈 것도 마음으로 안

아픈 것 아니오. 그렇다면 아픈 것하고, 안 아픈 것하고는 한 바탕

이오. 그런 것을 드러난 모양만 가지고 이것 좋고 저것 싫고 한다면

구처 없는 거요. 그래서 궁극적으로 죽음과 삶이란 것도 몽땅 한

바탕이란 말을 하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