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지각활동의 성품이 ‘참나’요. 지각활동은 인연 따라 생겼다 사라졌다

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카멜레온 같은 것인데, 맹한 중생이 그걸 ‘참

나’인 줄 알면서 온갖 사달이 벌어진 거요. 그 내용 따윈 상관없소.

머리를 굴렸다 하면 그건 지각작용이오. 그런데 그 지각활동을 일으

키는 주체를 ‘나’라고 여기고는 ‘내’가 보고, ‘내’가 듣고, ‘내’가 냄새

맡고, ‘내’가 이렇다 저렇다 온갖 분별을 일삼고 등등, ‘내’가 전부

그렇게 한다고 지금 믿어 의심치 않는 거요. 바로 그 ‘내’가 누구인

가를 밝혀내는 일이 여러분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오.

다시 말하지만 지각활동의 성품이 ‘나’요. 그런데 그 성품은 찾으면

아무 데도 없소. (손으로 부채질을 하시며) 지금 아무 것도 없는데

이렇게 인연만 만나면 바람이 나오. 여기서도 나고 거기서도 나오.

즉 바람의 성품은 온 누리에 두루해서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거요.

이처럼 바람의 성품은 찾으면 아무 데도 없는데 인연만 만나면 돌

개바람도 내고 토네이도도 내는 거요.

그 성품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소. 없다는 것도 없소. 그 신령한 한

성품이 위로는 하늘을 고이고 아래로는 땅을 떠받치고 그 가운데

로는 온갖 일체만유 삼라만상, 시간 공간적 일체의 모든 한계성을

있게 했다고 그럴싸하게 말은 하지만, 그게 몽땅 지각활동이 만들

어낸 거요. 거기에는 신령하다, 신령하지 않다도 없소. 의식이 ‘나

’라고 여기는 망아(妄我)는 대단히 망령된 거짓 ‘나’임에도, 진아

(眞我)는 찾으면 안 보이니까 아예 있는 줄도 모르는 거요. 이미 온

누리에 두루해서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곳이 없는, 천상천하(天上

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인데, ‘내’가 그렇게 엄청난 존재인데

제가 저를 볼 수 없다고 숫제 없는 것으로 쳐버린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