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마음뿐이오. 옳고 그른 것, 이해되고 이해되지 않는 것 그게 전부 마음뿐

이오. 콱 막혀서 답답한 것도 마음뿐이고, 텅 트여서 후련한 것도 마음만으

로 그러는 거요. 마음뿐인 도리에 대해 매일 같이 듣고 또 늘 마음뿐이라고

되뇌고 다니면서도, 그에 대한 아무런 공덕도 못 입는 것은 여러분 공부가

얼마나 수박 겉핥기인가를 말해주는 거요. 늘 하는 소리요. 무슨 말을 들었

거든 그저 한 토막 알음알이로 말만 외우고 다니지 말고 선지식들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가를 참으로 깊이 참구하고 또 참구해서 그 바닥을 완전히 사

무쳐야 하오. 그러지 않고선 천년만년 가봐야 매일 제 자리에서 늘 아등바등

대는 범부신세를 면할 수가 없소.

　마음뿐이라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는다면, 우리가 매일 보고 듣고 하는 크

고 작은 모든 일들은 있는 그대로 전부 참되고 여여(如如)한 거요. 이 세상

모든 이름이 몽땅 본래 청정한 그 마음에 의해서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오.

그건 다시 말해 우리 눈앞의 모든 이름은 전부 마음의 다른 이름이고, 모든

모양은 마음의 다른 모양이라 소리요. 마조대사의 게송도 그 소리 아니오?

삼계가 오직 마음뿐이니 무릇 보이는 모든 형상은 마음을 보는 것이라고. 마

음이 스스로 마음이라 하지 못하니 형상에 의해서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마음뿐(唯心)인 도리를 깨닫지 못해 대원경(大圓鏡)에 들지 못하면 보고

듣고 할 때마다 걸리게 돼 있소. 모든 걸 통달해서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환

희심이 나도, 콱 막혀 아무 것도 몰라서 답답증으로 죽을 것 같아도 그게 몽

땅 마음뿐인 줄 아는 사람에게는 그 어떠한 동요도 있을 수 없는 거요. 설사

동요가 일어난다 해도 그게 전부 마음만으로 그런다는 것을 환히 알 테니 말

이오. 그렇게 마음뿐인 도리를 바닥까지 체달한 사람은 온갖 곳, 온갖 때에

업도 짓고 보도 받고 할 것 다 하면서도 전혀 자취가 남지 않소 . 그게 전부

마음뿐이기 때문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