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마음뿐인 도리를 참으로 사무쳤다면 의증이 나건 의증이 나지 않건 무슨

상관이오? 마음뿐이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지어놨기

때문에 그런 질문이 나오는 거요. 잘못 알지 마시오. 무슨 일이 일어나건 일

어나지 않건 그게 다 마음뿐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과 일어나지 않는 것이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게 그 말의 진정한 뜻이오. 참으로 마음뿐이면 그 다음

말이 주절주절 이어질 여지가 없는 거요. 그런데도 계속 “마음뿐이라면 이

러쿵저러쿵 · · · · · · ” 한다면, 그건 아직 마음뿐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

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이오.

　온갖 이름과 뜻은, ‘마음뿐’이라는 말까지 포함해서, 어쩔 수 없어서 방편

으로 한 말임을 잊지 마시오. 어떤 말이 됐건 그 들은 바 말로부터 생각과

행동이 꾸역꾸역 말아져 나온다면 그 사람은 전혀 거꾸로 가고 있는 거요.

인간이 만들어낸 그 어떤 말로도 진리를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소. 지금

성품을 드러내는 이 마당에서는 모든 말들이 전부 녹아나서 하나도 안 남아

나오. · · · · · · 왜? · · · · · · 마음뿐이기 때문이오. 그래서 마음뿐인 도리

를 최상승(最上乘) 법문이라고 그러는 거요. 이 세상 만법이 몽땅 다 그 마

음 안의 일이기 때문이오.

　마음뿐이기 ‘때문에’ 모든 일어나는 일이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연생은

무생이기 ‘때문에’ 모든 게 실체가 없는 것이고, 그러니까 이러쿵저러쿵 주

절주절 · · · · · · . 그렇게 줏어들은 말이나 되뇌이고 다니면서 그 들은 바

말에 따라 자신의 모든 사고와 행동을 맞추려 든다면 그 사람은 수갑 차고,

족쇄 차고 그것도 모자라 목에 칼까지 차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소. 그 사람

이 차고 있는 수갑, 족쇄, 칼들을 풀어주기 위해서 한 말말들이 오히려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철저히 더 옭아매고 있는 거요, 스스로! ‘알아듣지’

마시오. 또 알아들은 바대로 획일화하려 하지 마시오. 이 세상은 울퉁불퉁한

지금 이대로인 채로 전부 불사(佛事)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