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이 법은 노력하면 틀리오. 그게 무엇이었건 ‘하면’ 이미 어긋난 거요. 그저 있는

그대로라야 옳소. 이 말을 듣고 아무것도 안 하고 퍼드러져 있으면 더 틀리오. 안

‘하는’ 것도 역시 ‘하는’ 것이기 때문이오. 어떤 형태로건, 어떤 뜻으로건 알아들은

게 있으면 틀리오. 여러분의 성품은 본래 온전해서 티끌만한 한 법도 새로 알아야

할 것이 없소. 여러분이 처해 있는 그 자리가 바로 법장(法藏), 법의 창고요. 그것

도 무진장한 법장이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생각 생각이 여러분 짓는 대로 나투어

지고 있는 거요.

　마음 바깥에서 옳은 법 그른 법, 큰 법 작은 법, 참된 법 허망한 법 등등을 저울

질하고 요리조리 궁리해서, 한 법은 취하고 한 법은 버리고 하는, 그렇게 마음을

수고롭게 해서 진리를 깨친다든가 부처지혜를 얻는다든가 하는 생각은 애저녁에

그 출발부터 잘못된 거요. 한 마디로 인간의 두뇌로 헤아리고 더듬고 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소. 인간이 인간이기를 그만두고 근본으로 돌아가야 하오. 그래야

그때 비로소 ‘참 나’가 누군지 알 수 있소.

　현재 처해있는 이대로인 채로 지금 아무 일도 없는 거요. 그게 진실이오. 여러분

이 겪고 있는 모든 갈등, 모든 번뇌는 다만 여러분이 미혹해서 눈에 헛것이 보여

그런 거요. 석가모니 부처님 이래 많은 조사들이 한결같이 하신 말씀이니 믿으시오.

지금 이대로 아무 문제도 없는 거요. 하나도 보탤 것도 덜 것도 없이 지금 여러분

마음자리가 그대로 부처요. 그래서 어느 선사가 그런 거요. “그대가 곧 부처니라.

만약 이 말을 믿지 않고, 부처가 다시 부처가 되기 위해 허구한 날 애를 쓴다면, 이

는 부처를 비방하는 것이니라”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