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운영자 | 조회 : 630 |
| 2017년 10월 1일 (일) 정기법회 |
< 질문 > 마음 밖에는 티끌만한 한 법도 없다는 사실을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 답변 > 만법이 무생(無生)인 도리를 놓치지 마시오. 그게 아무리 훌륭한 법문이건, 인간이 굴리고 있는 가치체계, 논리체계 그 모든 알음알이가 몽땅 다 허공에다 손가락으로 그어놓은 획과 같은 거요. 심지어 그렇게 ‘이게 참이다’, ‘이건 절대적으로 옳다’ 하는 등등의 생각을 붙잡고 내 살림살이로 삼으면 그 마음의 흐름이 절대 유연할 수가 없 소. 법(法)이라는 말을 풀면 물 흐르는 대로 가는 것을 뜻하는 것 아니오? 그런데 뭔 가 옳다고 확신에 차 붙잡아두면 그것 때문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고 계속 걸리고 부딪히고, 장애가 생긴다 소리요. 경전도 읽고 어록도 숱하게 뒤지고 해서 아는 것이 산더미처럼 많은 제자가 고령 (高齡)의 스승 앞에서 뭐라고 뭐라고 일장(一場) 아는 바에 대해서 늘어놓으니, 그 스승 왈, “어머니 배 밖에 나오기 이전 소식에 대해서 한번 말해 보거라” 했다는 거 요. 말문이 막힌 제자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몇날 며칠을 끙끙 밤새워 가며 경전을 뒤지고 했지만 그 해답이 있을 턱이 없잖소? 그러다가 불현듯 깨달았다는 거요. ‘아, 아무것도 알음알이로 헤아리고 더듬고 할 것이 없는데 여태까지 쓸데없는 알음알이 만 굴렸구나’ 하고. 그 동안 불법공부에 관한한 그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을 자신감 으로 똘똘 뭉쳐, 스승이고 누구고 전부 자기 발 아래로 내려다보던 그 제자가 그동 안 온갖 곳에서 끌어다 모은 그 귀한 경전들을 몽땅 뜰에다 끄집어내서 전부 불살 라버렸다는 거요. 여러분도 여러분 머릿속에 켜켜로 쌓여있는 그 알음알이, 그게 뭐건 간에, 태어 나서 지금까지 긁어모은 모든 지견, 상식, 그게 세간법이건 출세간법이건 막론하고 일체의 알음알이를, 그 제자와 같은 결기로 몽땅 다 불살라버려야 하오. 그래서 한 살, 두 살 때의 그 맑디맑은 품천(稟天)의 마음자리를 되찾게 된다면 그때 비로소 성인의 풍모를 갖추게 되는 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