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어린 애 키워 봤소? 그 어린 애가 무슨 목표나 목적이 있습디까? · · · · · · 아해행

이니 이류중행(異類中行)이니 하는 따위를 얘기하는 것은 지금 그와 같은 질문에 대

한 답을 주기 위함이오. 이 세상 일체존재는 개혁이나 개선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오. 있는 그대로 참인데,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향상발전을 도모해야 될 것처럼

길들여져서, 항상 다른 그 무엇과 비교하고 경쟁하느라 지금 여기 앉아있는 이 순간

에도 속으로는 해탈, 열반을 얻기 위해 일찌감치 내달을 준비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벌써 내닫거나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하오. 그러한 행위를 사회적으로 제

도적으로 공인하고 부추기는 것이 소위 사람을 가르쳐 기른다는 교육이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가르쳐 기른단 말이오. 가축이나 가르쳐 기르면 그걸로 족하오.

　대개 사회적, 문화적 기준으로 봤을 때, 쓸 만한 정서라고 여겨지는 것들, 가령 선

한 것, 원만한 것, 성실한 것, 모범적인 것 등등은 지키고 진작시켜야 할 가치로 떠

받들고, 그와 반대되는 것들은 형편없는 것으로 치부하여 배격하고 쓸어버려야 할

것으로 세뇌를 시키는 것, 그것이 지금 소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들이

오. 이 말은 교육 무용론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오.

　이 세상은 전적으로 온통 하나인데, 그 온전한 세상을 반동강이 내서 한쪽은 떠받

들어 밀어붙이고 나머지 반쪽은 떼어내 팽개쳐 버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오. 어린

아이에게 정직한 것과 정직하지 않은 것, 그러한 구분이 있겠소? 그걸 말하려는 거

요. 우리가 지금 이 나이 먹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해야 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들

을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음으로 양으로 주입받아 길러져 왔는가 하는 사실

말이오. 교육을 통해 길들여진 그 마음의 쓰임새를 철저하게 알아야 하오. 지금 여

러분이 훤히 밝혀 찾아가져야 할 그 깨달음의 성품(靈覺性)은 가르쳐 기를 수가 없

는 거요. 그 스스로 본래 온전하오. 그래서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아는 것을 가

지고 어떻게 해보겠다는 사람은 전혀 어방없는 데에서 헛손질 하고 있는 거란 사실

을 알아야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