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운영자 | 조회 : 671 |
| 2017년 3월 5일 (일) 정기법회 |
< 질문 > 이 공부는 결국 ‘내’가 부처라는 사실을 믿는가, 못 믿는가의 문제입니까? < 답변 > 도대체 무엇으로써 ‘나’를 삼은 거요? · · · · · · 법문이 잦아들지 못하고 계속 겉돌고 있소. 이 공부는 이건가, 저건가 하는 인간의 궁리 끝에 나온 결론 따위와는 전혀 상관없 소. 도대체 누가 있길래 믿고, 못 믿고 한다는 거요? 여전히 믿어야할 그 어떤 대상이 저 밖에 있고, 그 대상을 요리조리 잘 궁리해서 여기 있는 ‘내’가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 두 갈래 길에서 왔다갔다 하는, 그런 전혀 허망한 망상 속에서 계속 자맥질 대고 있는 거요. 이 ‘나’라는 놈은 그렇게 요리조리 궁리하고 또 그 궁리의 결과, 양단간에 선택하고 하는 등등 그럴 수 있는 놈이 아니오, 도무지. 입만 벌리면 이 ‘나’는 환화공신(幻化空身)이라 고 하면서도 생각하고 말하고 하는 주체는 누가 뭐래도 ‘나’라고 여기고 있으니 참 딱한 일이오. 모든 일어나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몽땅 다 인연생기(因緣生起)아님이 없 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작용을 일으키는 작용의 주체는 없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을 해도 그 말뜻을 깊이 참구하질 않으니, 그것이 차라리 문제라면 문제요. 믿고, 못 믿고 하는 따위의 말은 신앙적인 차원에서나 나오는 소리요. 진리는 여러분이 믿어주기를 기다리지 않소. 어느 것도 진리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오. 천지 삼라만상 이대 로가 바로 진리요. 다른 말로 온통 마음뿐이오. 마음이 그대로 부처요, 마음이 그대로 법 이오. 마음 밖에는 단 하나의 법도 없소. 참된 법도 삿된 법도, 믿을만한 법도 믿지 못할만 한 법도, 그 모두가 다만 마음으로 억지로 지어낸 빈 말에 불과한 거요. 그러니 그 대상이 무엇이 됐건 믿는 자도 믿지 못하는 자도 참된 깨달음을 얻기는 틀린 거요. 전혀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