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마음과 의식을 혼동하지 마시오. 그렇게 늘 꺼림칙하든 아니면 항상 말쑥하게 뒤끝이

없든 그게 전부 의식이 그런 거요. 늘 말하지만 그 의식을 맑고 깨끗하고 향기롭게 지니

기 위해 헛애 쓰지 말고 어서 그 온갖 의식을 나투어 내는 그 근본 바탕, 여러분의 참 마

음을 밝혀야 하오.

　하늘을 보시오. 마음을 밝힌다는 것은 그 하늘에 끼인 구름을 쓸어 없애라 소리가 아

니오. 하늘에 온통 시커멓게 먹구름이 끼었든 뽀얀 뭉게구름이 끼었든, 어떤 경우에도

변하는 일이 없는 그 구름 너머의 파란 하늘 그것을 보라 소리요. 그 하늘은 언제나 미동

도 없이 환히 열려 있지만 의식과 마음을 혼동하면 늘 자신의 알음알이, 느낌만을 좇으

면서 엎치락뒤치락 할 수밖에 없소. “하늘은 늘 열리어 있지만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어느 시인도 말하지 않았소. 참으로 그렇소. 시커먼 먹구름이 온통 하늘을 뒤

덮어도 그 너머의 파란 하늘은 시커멓게 물드는 일이 없고,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이 온

하늘을 뒤덮어도 그 너머의 파란 하늘은 뽀얗게 물드는 일이 없소. 바로 그 파란 하늘이

바로 여러분의 본래 마음이라 소리요. 여러분 마음(의식)이 번뇌와 고통으로 찌들어도

그 본래 마음은 단 한순간도 그러한 고통과 번뇌에 영향을 받는 일이 없소. 그저 늘 제

자리에서 여러분이 짓는 대로 나투어낼 뿐이오. 꺼림칙하다고 지으면 꺼림칙하게, 깨끗

하고 말쑥하다고 지으면 깨끗하고 말쑥하게. 그렇게 짓는 대로 나투어내는 성품, 그러한

마음의 성품이 바로 여러분이 늘 바깥으로 찾아 헤매는 부처인 거요. 그래서 옛 선현(先

賢)들도 말씀하시기를 “참 마음(眞心)은 본래 움직이는 일이 없고, 망령된 마음(妄心)은

나(生)는 일이 없으니, 안팎으로 항상 적멸(寂滅)하여 아무 일도 없건만 다만 어리석은

자들이 마음을 헷갈려서 까닭 없이 헐떡이며 쉬지 못하는 구나” 라고 경책을 했던 거요.

부디 이 말씀을 잘 깨달아 살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의식을 좇으며 시끄럽게 먼지 피우

지 말고 본래 스스로 여여하고 온전히 갖추어져 있는 여러분의 본래 마음을 등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