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운영자 | 조회 : 736 |
| 2016년 8월 14일 (일) 정기법회 |
< 질문 > 모두가 한 마음뿐이라면서도 나를 덥게 하는 더위는 내 마음 밖에 따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답변 > 내가 그것을 꽃이라고 하지 않으면 그것이 어떻게 내 마음속으로 비집고 들어와 꽃이 될 수 있겠소? 내가 꽃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그것은 꽃이라는 이름과 함께 지금 꽃에 대해 알 고 있는 이러저러한 성질과 의미를 갖는 꽃이 되는 거요. 내가 그것을 꽃이라고 인식하기 전에는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거요. 아닌 거조차 아니오. 지금 질문자가 갑자기 기절했다고 칩시다. 그때도 더위가 ‘나’를 덥게 할 거 같소? 정신이 돌아오고 나서야 더위도 느끼고 추 위도 느끼는 것 아니겠소? 다시 말해 마음을 내야 더위도 있고 추위도 있다는 얘기요. 그와 같기 때문에 더위도 추위도, 이 세상 삼라만상이 몽땅 다 내 한 마음속의 일이라는 소리를 하는 거요. 그러니 행여, 여기 알아보는 마음이 따로 있고 알아야 할 대상이 저기 따로 있어 서 그 두 가지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는 구도를 어리석게 고집하는 일은 없어야 하오. 그것은 전적으로 허구요. 온갖 울퉁불퉁한 산하대지 삼라만상이 오직 순일한 허공성으로서의 참된 하나(眞一)일 뿐, 거기에는 본래 서로 보고, 서로 알고, 서로 깨닫고 하는 따위의 일체의 능소(能所)의 자 취가 없는 거요. 그래서 그를 일러 상대(相對)가 끊어진 자리니, 절대(絶對)의 경지니 하는 말도 하는 거요. 거기에는 오직 한 마음뿐이요, 마음 밖에는 한 물건도, 한 사람도 있을 수 없으니, 그것이 엄연한 진실이라면 지금 그 자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이러한 설명도 얼마나 궁색하기 짝이 없는, 어쩔 수 없어서 하는 소린가를 알아야 하오. 행여 이런 소리를 외우고 다니며 동네방네 시끄럽게 하지 마시오. 마음이 미혹하였기 때문에 온갖 이런 것과 온갖 저런 것들이 천양지간으로 차별되어 보이 는 것일 뿐, 하루 빨리 지혜가 열려 바른 안목을 갖추게 된다면, 모든 것이 본래 차별도 경계 도 없음이 환해질 터이니, 그때 비로소 번뇌가 그대로 보리요, 속박이 그대로 해탈이라고 한 소리가 얼마나 당연한 소리였던가를 알게 될 것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