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4417 |
| Re: 삼가 여쭙니다 |
>조석으로 쌀쌀한 날씨에 몸건강하신지요?? >다름이 아니오라 제 신변의 병땜에 시름시름하다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전 10여년 넘게 조울증이란 병으로 앓아왔습니다.. >근데 이병이 감정조절을 못하는데서 옵니다... >기분이 좋을때는 마치 세상을 다 얻은거 같고 >법정님 말씀대로라면 쇄쇄락락한 기분이고 >모든것이 제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집니다.. >잠도 안자도 피곤하지도 않고 >근데 이것이 우울증으로 넘어가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무기력해집니다.. >이런것도 마음을 잘 조복받지 못해서 그런건지 >잠이 안오는 상태가 되면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정말 괴롭고 힘이 듭니다.. >법정님의 현명한 답 부탁드립니다.. 때에 따라 밝아졌다 어두워졌다하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 아닙니다. 어떤 경계를 대하여 그것을 분별하면서 <마땅하고> <마땅찮음>을 헤아리며, 이를 취하고 버리고 하는, 이것은 의식(意識)이라 할 뿐, 당신의 <참 마음>이 아닙니다. 의식은 사람들을 <생사의 수렁>에 빠뜨린 원흉인데, 사람들은 이 원수를 내 마음인 줄 잘못 알고, 내내 이것을 고이고 섬기고 하면서 살아왔던 겁니다. 당신의 <참 마음>은 마치 맑은 거울처럼, 사물을 대하여 그것을 분별하면서 취하고 버리고 하는 일 없이, 그저 잠잠히 이를 비출 뿐이므로, 종일토록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도 그 마음은 늘 고요하여, 자취가 없습니다. 이것이 정각(正覺)의 마음이요, '부처 마음'이니, 결국 모든 생각이 본래 빈 줄 철저히 깨쳐서, 생각 생각에 앎이 없고, 생각 생각에 머묾이 없는, 이것이 바로 <부처 마음>인 겁니다. 그러기에 고인이 이르기를, 「한 법도 보지 않으면 바로 '여래'를 보는 것이니, 바야흐로 관자재(觀自在)라 하리라」고 했던 것이니, 결코 달리 딴 도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見聞覺知) 이 모든 체험이 모두가 꿈속처럼 빈 것인 줄 알아서, 보내고 보내고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의 마음은 바로 부처 마음과 조금도 다름이 없으리니, 마땅히 그 마음을 잘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