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1595 |
| Re: 세상의 주인은 무엇입니까? |
>모든 것은 다만 의지하여 이루어진 인과의 부산물들입니다. >부초처럼 떠다니는 것이라는 점은 강약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일치합니다. >이것들의 주인은 무엇이고 그 주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합니까? 대상(大象)은 형상이 없어서 지허(至虛)에 만유(萬有)를 갈무리했습니다. 도무지 존재론적(存在論的)인 실재(實在)란 없으므로 내외(內外)니 가(邊)니 하는 것이 없고, 자타(自他)와 피차(彼此)가 없는, 문자 그대로 <참된 하나>(一眞)일 뿐입니다. 이 일진법계(一眞法界)는 하나도 아니고 여럿도 아닌, 정한 성품도 없고 정한 모양도 없고 작용도 없으면서 능히 인연에 감응하여 만법을 응현(應現)하는 법계연기 (法界緣起)의 한 마당인 겁니다. 요는, 여래가 말한 「하늘 위 하늘 아래에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天上天下唯我 獨尊)는 경지이니, ··· 그렇다면 이와 같은 소식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것이야 말로 바로 스스로 홀로 아는 경지인 것입니다. <다른 것>이라곤 없는, 이 순수하고 절대한 것이 바로 여러분의 <자기>인 겁니다. 다른 어떤 것과 짝한다면 <참 나>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이 <참된 하나>를 여의지 않으면서 그저 인연 따라 온갖 법을 세워서 걸림 없이 굴리는 것이 원기인(圓機人)의 살림살이이니, 곧 <너>를 생각하는 것이 바로 <나>를 생각하는 것이라, 그 근본은 항상 <한 마음>을 여의는 것이 아니니, 이것이 바로 <나 있음>과 <나 없음>이 가지런한 곳에 활로(活路)가 있다고 말하는 까닭입니다. 결국 우리 범부들은 이 <한량없는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가죽 주머니>에 갇힌 나머지 너무나 옹색하게 마음을 쓰고 있는 것이니, 이런 말을 듣고 <옹색한 마음>을 억지로 넓혀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면 곧장 다시 <생사의 수렁>에 빠지고 말 테니, 그저 지금 <있는 그대로>가 본분(本分)임을 알아서, 억지로 조작 하는 일만 없으면 이른바 쇄쇄낙락(灑灑樂樂)한 경지는 스스로 이르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