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1847 |
| Re: 생각이 일어나는 이치를 알고 싶습니다. |
>- 일체가 허공 뿐이라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 생각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같은 물질로 이루어진 무생물에게는 없는 생각이 어떻게해서 인간(및 기타 생물)에게는 일어나는 지가 계속 의문입니다. >- "'생각'이라고 깨달을 수 있는 이것의 정체는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사그라들지를 않습니다. 어리석은 질문을 뿌리치지 말아주십시요. 일체 만법은 ― 심리현상이건 물리현상이건 막론하고 ― 다만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이요, <짓는 자>도 <받는 자>도 없는 것이 바로 제법실상(諸法實相)입니다. <짓는 자>가 없는데 어떻게 <짓는 바 작용>이 혼자서 일어나겠어요? 따라서 <생겨나는 것>이 바로 <생겨나지 않는 것>이요, <있는 것>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무생법인(無生法忍)이요, 납자라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준령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석(釋)에 이르기를, 「한 생각 일어날 때, 그 첫머리가 없다」고 했으니,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한 생각 일어나긴 일어났는데, 전혀 일어난 게 없다」는 뜻이니, 이 말 역시 무생법인의 세부적 언급에 지나지 않는 겁니다. 범부들은 이 뜻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한 생각이 일어나기 무섭게 그 속으로 뛰어들어서는 공연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야단법석을 떠니, 이것이 바로 번뇌망상의 단초인 겁니다. 흔히 「망상을 부리지 말라!」(莫妄想)고 하지만, 이 말은 망상 일으키는 것을 나무라는 것도 아니고, 망상을 찍어눌러서 일어나지 않게 하라는 것도 아니니, 만약 <망상의 근본>을 알지 못한다면 공연히 헛애를 쓸 뿐, 아무 공덕도 없습니다. 요는 원기인(圓機人)은 다만 생각에 즉하여 생각이 없을 뿐이니, 그저 <있는 그대로> 이면 빠르거니와 조작하면 더딜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