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1468 |
| Re: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생각하다 궁금한 것이 있어 여쭙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누군가 있음이라고 말하면 없음만을 버리지 말고 >있음을 같이 버리라고 하셨는데요... >그 말씀은 있음이라는 말을 듣기 이전 상태로(물론 있음을 말하는 >뜻을 확실히 안 상태) 돌아가기 위한 안목인지요?? >그러니까 그릇된 견해를 바로잡고 그 다음에 그 견해에도 걸리지 말고 >자유자재하라는 것인지요?? >부디 해갈해 주셨으면 합니다... 「만법은 인연 따라 나므로 자체의 성품이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사무치는 것은 모든 공부하는 사람이 필히 넘어야 할 준령입니다. 이것은 매우 단순한 이치이니, 곧 저 그림자는 물체에 의지해야만 드러나고, 메아리는 음성에 의지해야만 나는 것 아닙니까? 만약 저들이 자체의 성품이 있는 것이라면 <다른 것>(인연)에 기댈 게 뭐가 있겠어요? 그런데 이 세상의 일체 존재는 어느 것 할 것 없이, 모두가 인연으로 말미암아 나는 것이니,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그림자나 메아리처럼 자체의 성품이 없는 게 제법실상(諸法實相)인데, 어리석은 중생이 형상(形相)에 헷갈려서, 연생(緣生) 하는 법 ― 인연 따라 나는 것은 나는 것이 아닌데 ― 가운데서 생멸(生滅)을 보고 거래(去來)를 보는 바람에 헛되이 일체만유가 <있음의 모양>을 띄게 된 것입니다. 요컨대, 현전(現前)하는 일체존재는 묘하게도, 있는 듯 한데도 없고, 없는 듯 한데로 있음이 곧 여실(如實)한 모습인 겁니다. 결국 <있음>과 <없음>은 실상을 알지 못하는 범부들이 지껄이는 군말일 뿐이요, 전혀 실다움이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밝혀서, 유무 (有無)에 간섭함에 걸림이 없으면, 이 사람을 일러 실상의 해탈(實相解脫)을 얻은 사람 이라고 하는 겁니다. 따라서 <있음>과 <없음>의 양변(兩邊)에서 결정해(決定解)를 지어서, "있다" "없다"의 견해를 지으면 이것은 불법에 대한 비방에 해당하는 것이니, 초심자는 모름지기 삼가야 할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