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1742 |
| Re: 인연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법정님! 질문드리겠습니다. > >인간은 시간이란 것을 만들지 않았었는데, 일상인으로 살다보면 과거의 어느 순간 혹은 그 때 알게 된 사람들이 불연듯 살아있듯 다가옵니다. 그래서, 때로는 홀린듯 그 인연이나 생각에 끌려 지금 해야하는 일, 가족,친구관계등을 소원하게 됩니다. 그러한 잠깐의 순간이 삶의 선택의 순간에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저로 비롯된 모든 관계에 매우 큰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 >저는 좋은 자식, 좋은 형,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욕구가 우선합니다. 인간으로서 제 개인은 보고,느끼게 되는 모든 상황을 평가하고, 장악하고자 합니다. > > >인간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 > >저는 부처님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스님을 통해서 보다는 법당에서 풍기는 무언가에 의해서 그 사랑,기쁨을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법구의 한구절도 알지 못합니다. 그것이 부끄럽게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 >저는 다가오는 7월에 아기아빠가 됩니다. 태어나는 아기에게 저는 무엇을 해야되나요? 이 소중한 인연에게 저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나요? > >무더운 여름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이 세상의 모든 일은, 그것이 <존재>이건 <일어나는 일>이건 막론하고 그 모두가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이요, <짓는 자>도 <받는 자>도 없는 게 제법실상(諸法實相) 입니다. 즉 모든 것은 꼭 인연에 기대야만 생기는 법인데, 마치 물체에 의지해서 그림자가 있게 되고, 음성에 의지해서 메아리가 생기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모든 존재는 그림자나 메아리처럼 그 자체의 고유의 성품이 있는 게 아니고, 다만 인연으로 말미암아 생멸하는 꿈 같고 환(幻)과 같은 존재로서, 전혀 실다움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게 진실을 밝히는 요체(要諦)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세상엔 인연 으로 말미암지 않고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경전의 말씀처럼 ― 꿈과 같고 환과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은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 같은 이치로 보면 이 <나>라는 존재도 전혀 인연의 가화합(假和合)으로 있는 허망한 존재로서, 자체의 힘도 지각(知覺)도 없는 존재이므로 이것을 일러 환화공신 (幻化空身)이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나>를 모든 사고(思考)와 행위 (行爲)의 주체로 삼고는, 이 <나>로 하여금 안정되고 쾌락한 삶을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온갖 유위(有爲)의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바로 범부의 삶이며, 이것이 바로 다름 아닌 <업(業)을짓는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순간순간마다 닥쳐오는 모든 일상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어디까지나 자기 본위의 안목에서 시비 득실(是非得失)의 견해를 일으켜, 분별하고 취사선택(取捨選擇)하면서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는 겁니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흔히들 업장소멸(業障消滅)을 말하게 되는데, ··· 중략(中略) 하고, 이 몸도 입도 마음도 다 환과 같은 것이므로, 업을 짓는 주체가 본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업성(業性)이 비었기 때문에 업용(業用)도 비고, 그로 말미암아 받게 되는 업보(業報)도 다 비었다는 사실을 깨쳐서, 생각 생각에 앎이 없고, 행(行)마다 자취가 없음을 알면, 종일 세상을 분주히 동분서주하면서도 전혀 걸림도 막힘도 없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며, 이것이 바로 부처 경지에 성큼 다가서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합니다. 행여 세속의 잣대로 헛되이 헤아리고 짐작하면서 뜻을 한정(限定)하여 스스로 노끈도 없이 묶이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