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1623 |
| Re: 의심이 부끄럽습니다 |
>제 한 몸의 생각으로 부처의 길을 의심하였으며 >제 짐짓 평가하며 자만하였나이다 >경전 한 구절 한 구절에 이미 선지식의 모든 결정체가 있음을 무시하였나이다 >이 한 목숨 지나기 전에 >경책하여 주소서 불법의 요체는 온갖 지각활동(知覺活動)의 '성품'을 밝혀서, 이른 바 <한 생각 일어나기 이전의 '참 나'>를 깨치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알고 모름>이나 <깨닫고 깨닫지 못함>, <믿고 믿지 못함> 등의 모든 알음알이는 이것이 어디까지나 지각활동에 속하는 것이므로 불법의 성지(聖旨)와는 상응하지 않습니다. 요약컨대, <믿는 사람>도 <믿지 않는 사람>도 깨치긴 글렀다는 말이에요. 경계를 대하여 이리저리 헤아리고 짐작하고 천착(穿鑿)하는 등의 모든 지각활동은 이것을 의식(意識)이라 할 뿐, 여러분의 <마음>은 아닌 겁니다. 뜻(意)은 이것이 기억이요, 경계를 대했을 때, 묵은 기억으로 ― 이 기억 속엔 감정이 포함돼 있어요 ― 이것을 분별하여 친소(親疎)를 가려서 취하고 버리고 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번뇌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니, 이 의식이야말로 사람들을 생사(生死)의 수렁에 빠뜨린 원흉인 겁니다. 따라서 불법공부의 요체는 이 망정(妄情)을 제함으로써 여여(如如)한 <본래 마음>을 되찾아 가져 쓰는데 있으므로, 행여 이 도둑을 아들인 줄 잘못 알고 섬겨왔던 지금까지의 미혹을 되풀이해선 아니 됩니다. <참 마음>(眞心)은 본래 스스로 움직이는 일이 없는데, 이 의식, 즉 <망령된 마음> (妄心)이 경계를 대할 때마다 움직이면서 까닭 없이 사단을 일으키는 것이니, 초심자는 모름지기 이 의식의 출렁임에 속지말고, ― 이것은 참 마음 위에 나타나는 그림자인 것입니다 ― 저 금강경의 말씀처럼 「마땅히 그 어디에도 머무름 없이 그 마음을 쓸지니라」 한 가르침을 어기지 않도록 나날이 정진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