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6162 |
| Re: 법정님께 여쭙니다 |
>법정님께 질문 올립니다. >부처도 불법도 도(道)도 그러한 모든 게 사람의 마음이 지어낸 것이며 사람의 >마음에 의지하지 않고 불법이니 진리니 진여(眞如)니 하는 말들이 전혀 생겨 날 수 없다면...... >그런 말을 제들이 지어놓고 그 말에 스스로 코가 꿰여, 그 말에 부합되도록 매일같이 >반복하고 되뇌이고 들들볶고......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매일같이 반복되는 이 마음 을 지울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것이 마음이라면 그 어떠한 다른 수단을 이용해 그 마음을 물리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우리가(인간이) 이 마음을 죽이려 하는 상태에 있다면 무엇이 이 마음에 빈 자리를 매울 수 있을 까요? >끝없이 정진함은 무엇을 통하여 하여야 하는 것입니까? >만약 속세에 사람들이 구족히 갖추어져 있지만 그 마음 때문에 사람들이 헛갈리고 한다면 그 마음을 지워야 하는데 >무엇이 그 마음 을 지울 수 있으며 그 빈자릴 무엇이 대신 할 수 있겠습니까?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 여쭙니다. >법정님께 합장 > >Joon > > > > 심성(心性)은 본래 움직이는 일 없이, 그저 항상 스스로 환히 아는 <신령한 앎의 성품>일 뿐인데, 사람들이 한 생각 일어나기만 하면 이 청정한 본성을 등지고 허망한 생각을 따라 밖으로만 내닫는 것이 바로 전도악업(顚倒惡業)입니다. 바깥 경계를 대하여 반연(攀緣)하고 분별을 일으키는, 이것은 의식(意識)이요, 결코 마음이 아닌데, ― 이 의식이야말로 사람을 생사의 바다에 빠뜨려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원흉인데 ― 사람들은 무시이래로 이 고약한 의식을 내 마음인 줄 알고, 이것을 고이고 섬기고 하느라고 쉴 날이 없었던 겁니다. 결국 <마음>이 <생각>(意識)을 여읜 것이 바로 <깨달음>인 거예요. 그러기에 부처님도 이르시기를,「범부나 외도들로 하여금 모름지기 정식(情識)이 없게 해야 하느니라」 했던 것이니, 그래서 예부터 「아무리 좋은 생각도 없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었던 겁니다. 고인들이 이르기를, 「망상을 부리지 말라!」(莫妄想)고 한 말도 바로 이 뜻인데, 그런데 이 말도 <망상의 근본> ― 한 생각이 일어났을 때, 일어난 생각이 없다 ―을 알지 못하면 기껏해야 망상을 찍어눌러서 일어나지 못하게 하던가, 아니면 일어나는 생각을 외면하고 무시하고 회피하던가 하면서, 더욱더 마음을 어지럽게 할 뿐이니, 납자라면 모름지기 만법이 성품이 없음을 철저히 사무쳐서, <마음>도 <경계>도 다 공적(空寂)함을 알고, 마치 맑은 거울이 만상(萬像)을 그저 담담히 <있는 그대로> 비추되 자취가 없는 것처럼,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오래 무사무심정 (無思無心定)에 있으면 달리 아무 공용(功用)을 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부처 지혜에 바다>를 다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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