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1753 |
| Re: 깨달음은 없는 것인가? |
>법정님 감사합니다. > >이 현상세계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돌아가고 있고 "나" 라고 할 만한 것이 없고 >이세상 어느 것도 인연에 의해 돌아간다면 >어찌해서 깨달으라고 하고 마음공부 하라고 >하고 수행해야 한다고 하는지 그리고 왜 열변을 >토하며 법문을 하시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 >정말 진리에 의해서 돌아간다면 깨달음이라고 할 것이 >무엇입니까? >정말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허망한 꿈속에서 모두들 <있다>고 하지만 꿈을 깨고 나면, 곧 성품을 깨치고 나면 온갖 것은 티끌 만한 한 법도 볼 것이 없는 겁니다. 꿈속의 모든 것은 분명히 마음의 변현(變現)임이 분명한데, 꿈꾸는 동안엔 이 모두가 마음 바깥에 있는 실체로 보여서, 이에 현혹되어 분별하고 집착하면서 야단법석을 떠는 게 아니겠어요? 이제 만법이 인연생기(因緣生起)라, 자체의 성품이 없음을 밝히면, 안으로는 <나>도 없고, 밖으론 티끌 하나 상대할 것이 없는 게 실상(實相)인데, ― 그러므로 보고 듣고 하는 모든 것은 다 제가 제 마음을 보는 것인데, 미혹한 중생이 늘 면전에서 <다른 것>을 분별하고 집착하는 게 바로 무명인 거예요. 제가 제 마음을 보는 걸 어떻게 본다고 하겠어요? 따라서 지금 보고 듣고 하는 것은 모두가 꿈속에서의 그것과 같아서 전혀 실다움이 없는 것입니다. 결국 '깨달음'이란, 심성(心性)이 생각을 여의는 것이요, 불각(不覺)을 버리고 정각(正覺)을 얻는 게 아닌데, 다시 말해서, 각자에게 본래 구족히 갖춰져 있는 <신령한 깨달음의 성품>(靈覺性)을 밝히는 것인데, 미혹한 자들이 <미혹한 마음>을 소멸하고 <깨달음의 마음>을 얻는 것으로써 '깨달음'인 줄 알고 공연히 헛애를 쓰고 있는 셈이에요. 이 영각성(靈覺性)을 저쪽에서는 '부처'라 하고, 이쪽에선 '깨달음'이라 하는데, 이것이 곧 '마음'이요, 이것이 도(道)요, 이것이 선(禪)이니, 달리 구하고 얻고 할 게 없는 겁니다. 지금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며, 눈을 찡그리고, 시비를 버리고 갈등 하는 등의 이 모두가 바로 당신의 <신령한 깨달음의 성품>이니, 중생들이 이 천진한 영성(靈性)을 등지고는 바깥으로 망령되이 경계를 분별하고 집착하는 허망한 의식 (意識)을 내 마음인 줄 알고, 무시이래로 이 도적을 아들인 줄 알고 고이고 섬기고 했으니, 범부 살이가 어찌 온전하길 바라겠어요? 그러므로 곧장 영통(靈通)하길 바라거든 다만 밖으로 온갖 허망한 모습(相)을 취하지만 않는다면 바로 구경에 상응하리니, 달리 묘한 도리가 있는 게 아닙니다. 더욱 정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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