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1325 |
| Re: 법정님께 질문드립니다. |
>8일간의 정진법회를 이끌어주시느라 얼마나 고생가 많으셨을지. >그런데도, 저는 졸기도 했으니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 >법정님, >주변에 싱그러운 나무가 가득하고, 그 사이에서 너무나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고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는 숲속에서 한가로이 유유자적하는 것과, >종이먼지가 목을 따갑게 하고, 다소 역한 에어콘 바람에 숨이 막히는 환기도 안되면서 특유의 냄새가 나는 사무실에서 서류속에 묻혀 대부분은 기계적인 일에 쫓겨 지내는 것이, >무차별하면 정말로 좋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달라도 너무 다르게 보입니다. 그리고 자꾸 전자로 가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더욱더 현실을 괴롭게 만듭니다. > 이 몸도 마음도 이 세계도, 나아가서 저 허공까지도 몽땅 내 마음의 거울에 비춰진 업(業)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잘 모르겠거든 꿈 생각을 해보세요. 꿈속에 나타난 모든 것은 죄다 마음의 변현(變現)일 뿐, 다른 것이라곤 도무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꿈속에서 사람들은 모든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줄 알고 야단들이거든요. 그러다가 꿈에서 깨고 나면, 곧 마음을 밝히고 성품을 보고 나면, 실로 티끌 만한 한 법도 볼 게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현전(現前)하는 모든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다만 지금까지는 그것들이 꿈인 줄 알지 못하고 집착했지만, 이제 그것들이 다 마음의 거울에 비친 그림자일 뿐임을 똑똑히 알았으니, 어떻게 되겠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그것들을 실제인 줄 잘못 알고 지내왔던 뒤끝이라, 왕왕 제 버릇이 되살아나긴 하겠지만, 그러나 그것이 좋건 싫건 모두 꿈속의 일이라면 그치고, 회피하고, 혹은 찍어눌러서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일체의 조작이 다 쓸데없는 일이니, 왜냐하면 그 모두가 꿈일 뿐이니까 말입니다. 그러므로 고인은 이르기를, 「여몽삼매(如夢三昧) 여환삼매(如幻三昧) 만으로 구경(究竟)에 상응할 수 있다」 고 했으니, 더욱 찬찬히 <깨달아 살필>(覺察)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