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1742 |
| Re: 어떻게 쉬어야 합니까? |
>법정님 안녕하십니까? >망설이고 망설이다 우둔한 질문 올립니다. >"그곳엔 부처도 갈수 없다" 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동안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습니다. >방편에 의지하지 않고 어떻게 쉬어야 합니까? >육식을 쉬고 말라식까지 쉬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가르침을 주십시요. 경전(經典)을 읽고 논서(論書)를 보는 까닭은 <지금 현재 이렇게 지각(知覺)하는 성품>인 <나>에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성교(聖敎)의 요체입니다. 마음이 경계를 분별하여 생각을 일으키고, 이것을 깜냥대로 굴리는 것은 의식 (意識)이라 할 뿐이요, 이는 <마음>이 아닌 겁니다. <참 마음>(眞心)은 이것이 인연 따라 변하지 않기 때문에 참되다고 하는 것이며, <망령된 마음>(妄心), 곧 '의식'은 인연 따라 생멸하는 덧없는 것으로서, 사람들은 무시이래로 이 덧없는 망심을 <나의 마음>인 줄 잘못 알고, 이것을 고이고 섬기면서, 보다 안정되고 쾌락한 삶을 위하여 끊임없이 유위(有爲)의 공력(功力)을 들여서 좋은 과보(果報)를 추구하는 게 바로 범부의 일상인 겁니다. 그러기에 부처님도 이르시기를, 「모름지기 외도(外道)나 범부들로 하여금 정식 (情識)이 없게 해야 하느니라」고 했던 것이니, ··· 요컨대, 뭔가를 탐내어서, 하고 싶고, 이루고 싶고, 알고 싶고 하는 등의 모든 원하고 바라는 바가 다 이 망심의 정량(情量)일 뿐이요, 실다움이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쉬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쉬고, 쉬었다는 생각도 마저 쉬면, 이 때, 이 마음을 일러서 <조금은 쉰 마음>이라고 하는 것이니, 결국 해탈을 얻고 싶다, 열반에 들고 싶다, 불도(佛道)를 이루고 싶다는 등의 일체의 바람을 놓아버리면 마음은 스스로 맑아져서, 각자에게 본래 갖추어져있는 <신령한 깨달음의 성품>(靈覺性)이 활연(豁然)히 드러나면, 이것을 일러서 <깨달음>이라 하는 것이요, 저쪽에서는 이것을 '부처'라 하고, 여기선 '깨달음'이라 하는 것이니, 결코 유위의 공력을 들여서 얻고 이루고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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