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곧은낚시 | 조회 : 3282 |
| Re: 범부의 세상살이 꿈 |
>법정님 _()_ >궁금하여 여쭙니다. >어렴풋이 이 세상이 한바탕 꿈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꿈에는 악몽도 있고 즐거운 꿈도 있습니다. >꿈에서 완전히 깨지 못한 법부에 입장에서는 >꿈을 스스로 조작하여 악몽을 바꾸는 방법은 없겠는지요? >신념(의식)을 이용하여 즐거운 꿈으로 바꾸는 것이 >궁핍과 주변의 부조화를 일으키며 쩔쩔매면서 >괴로워하는 꿈보다는 편안하고 즐겁고 조화로운 꿈을 꾸며 >“신령스런 마음”을 회복하는 것은 느린 길인지요? >저를 비롯해 많은 수행자들이 재미없는 세상을 등지고 >공부를 하려고 하다 보니 더 어려움이 더 많지 않은가 싶습니다. >경책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만법이 유식(唯識)이라 함은 이 세상이 온통 의식(意識)으로 꾸려졌음을 밝히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하늘 땅 삼라만상이 몽땅 생각으로 빚어낸 허망한 <업의 그림자>(業影)일 뿐임을 밝혀서, 범부들로 하여금 헛된 바람에서 놓여나, 문득 한 생각으로 세상 밖으로 벗어나서 다함 없는 무생락(無生樂)을 누리라는 거죠. 이것이 바로 범부나 성인이나 한결같이 돌아가 귀착(歸着)할 본향(本鄕)인 겁니다. 한 생각 인연 따라 나는 게 다 허망해서, 앎이 본래 스스로 앎이 없건만, 범부가 이 허망한 생각을 붙잡아서 나의 마음으로 삼음으로써 무명(無明)의 사단(事端)이 벌어진 겁니다. 매우 깊은 유식(唯識)의 도리를 밝히고 보면, <생각하는 사람>도 <생각>도 모두가 생각으로 지어낸 빈 이름일 뿐인데, 일단 이것을 실체(實體)로 오인하고 집착을 일으키면, 문득 이 환화(幻化)로 된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작심하고는, 전혀 자기본위의 잣대로 친소(親疎)를 가리면서, 취하고 버리고 하기를 쉬지 못하니, 이것이 바로 어리석은 범부사리의 전형이 아니겠어요? 제 입으로 꿈이라고 하면서도, 이 꿈속에서 다시 좋은 꿈, 나쁜 꿈을 가리면서, 이쪽 저쪽 하기를 그치지 못하니, 참 딱한 일입니다. 지금 이렇게 묻고, 이렇게 대답하고 하는 일들이 모두가 꿈속의 이야긴데, 사람들이 이것을 실제인 줄로 여겨서, 이 말에 집착을 일으킨다면 이것이 바로 생사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니, 설사 벗어난들 꿈속에서 어디로 가며, 벗어나지 못한들 꿈속에서 무슨 일이 있겠어요? 이와 같은 온갖 것이 꿈 같고 환과 같은 줄 알아서 간여(干與)하지 않게 되면, 이 사람을 일러서 달관(達觀)한 사람, 견도(見道)한 사람이라 하는 것이니, 모름지기 보고 듣는 가운데 문득 무심에 들어서 분별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성교 (聖敎)의 요체이니, 달리 두리번거릴 일이 전혀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더욱 정진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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